분류 전체보기 2560

로트레아몽 백작의 방황과 좌절에 관한 일곱 개의 노트 혹은 절망 연습 / 남진우

Paris Winter 로트레아몽 백작의 방황과 좌절에 관한 일곱개의 노트 혹은 절망 연습 남진우 1 그 겨울 내 슬픈 꿈은 18세기 외투를 걸치고 몇 닢 은전과 함께 외출하였다. 목조의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랑하지 않는 여인의 흰 살결, 파고드는 쾌감을 황혼까지 생각하였다. 때로 희미한 등불을 마주 앉아 남몰래 쓴 시를 태워버리고 아, 그 겨울 내 슬픈 꿈이 방황하던 거리, 우울한 샹송이 정의하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그 숱한 만남과 이 작은 사랑의 불꽃을 나는 가슴에 안고 걷고 있었다. 2 밤 열 시, 시계의 태엽을 감으며 그녀의 살 속으로 한없이 하강하는 헝가리언 랩소디. 따스한 체온과 투명한 달빛이 적시는 밤 열 시의 고독. 머리맡에 펼쳐진 십이사도의 눈꺼풀에 주기도문이 잠시 머물다 간다. 3 ..

붉은 기와, Firenze

Firenze 붉은 기와 송재학 피렌체의 지붕은 붉은 기와, 죄다 붉은색이니까 색감이 흐려져서 흰색의 얼룩이 생긴다 붉은색은 홍채의 북채색이다 석조 건물에 박혀 차츰 희미해지는, 햇빛이 쏘아올린 화살촉 일부는 아직 파르르 떨고있다 그런 건물은 3층까지 어둡다 햇빛 때문에 길이 더 좁장해진 거와 다르지 않다 가령 바닥도 돌인 골목길을 몇 시간쯤 걸었다면 햇빛을 짓이긴 발바닥은 부르트는데, 그런 싸움의 흔적이다. 햇빛과 싸우지 않으려면 햇빛처럼 강렬해야 한다면서도, 붉은 기와들은 종일 하품한다 게을러지기 위해 눈부신 햇빛 속에 가만히 있어본다 손톱에서부터 차츰 녹아가는 육체가 있고, 그건 내마음이나 또 무언가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니까 붉은 기와란건 햇빛에 바짝 구워진 고물상이다 피렌체에 갔던 적이 ..

유럽 밤기차에서 흘러간 청춘을 만나다

유럽 밤기차에서 흘러간 청춘을 만나다 북프랑스역에서 기차를 탄다 밖은 어둡다. 칠흙같은 어둠속에 이따금씩 불빛이 유성처럼 지나간다 차창에 얼굴이 비친다. 청춘은 어디로가고 늙은 중년의 사내가 쓸쓸히 앉아있다 사랑의 패자처럼... 당신은 해저물녁 파리를떠나 영국으로가는 밤기차를 타본적이 있는가? 차창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흘러간 청춘을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Ticket - Eurostar 21H13 Paris Nord London ST - Pancras Train 9063 ES Coach 05 Seat Number 31 Coach 01 Window를 타고 이른 새벽 영국에 도착하여 짙은 Coffee를 마셔본적이 있는가? 항상 잃어버린 젊은날에 목 말라하는 나는 영원한 사랑의 패자인지 모른다 모든 사..

- 西 Europe 2021.10.22

Paris의 憂愁 VIII - Gare de Lyon. France에서의 이별

Paris Melancholy 가출 혹은 여행의 삶, 희미한 공기처럼 세계의 골목을 떠돌다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죽으려 했던 나의 꿈이, 이렇게 상처 입은 짐승처럼 내면의 푸른 기억을 적어나가는 새벽이면 가장 먼 곳에서 반짝이며 나를 부르는 골수분자 같은 삶, 질기고도 비린 유전자의 집, 나는 유령이었고 사는 동안 나는 끝내 유령일 테지만... 박정대의 시집 '삶이라는 직업'중 에서 발췌 때론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벗어나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것, 수잔 발라둥 (Suzanne Valadon)과 그의 남자들... 르느와르, 로트렉, 드가, 에릭사티, 그리고 위트릴로, 고흐... 그들이 이야기를 나눴던 라펭아질... 그들의 발자취는 나에게 유일한, 가슴 뛰는 순간들로 돌아가는 자아찾기의 치료법이었..

- 西 Europe 2021.10.22

Paris의 憂愁 VI - 거리의 화가

이 가을에 나, 그림을 그리러 Paris로 떠나리 보도블럭을 캔바스 삼고 유화물감이 아닌 크레파스로 ... 그리고 중세기로 돌아가서 라파엘도 만나고 미켈란젤로도 만나보리 여태까지 보지못한 성스러운 그림을 나, 이 가을에 그리리 Paris의 어느 길목,보도블럭에 그림에 열중하는 사내를 보았다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고 미술대학을 나온것 같지는 않지만 쵹크를 바르고 손으로 문지르며 무릎을 꿇고앉아 그림을 그리는 사내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나는 영원히 그림을 그릴 수없어 이토록 세상을 떠도는데...진정한 남자의 행위란 저런것이 아닐런지...

- 西 Europe 2021.10.22

Paris의 憂愁 V- Eiffel에서 만난 戀人

Paris. Eiffel에서 함께 하면서도 늘 고독한 사랑, 만날적마다 늘 허기지는 사랑, 그래서 더 애틋한 사랑, 사랑이여... 길을 묻는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에펠 탑엘 갔다가 젊은 연인들을 보았다. 그들은 저렇게 부등켜안고 오랜동안 서있었다 그런데 즐거움이나 기쁨보다 왠지 슬픔이나 쓸쓸함같은 애잔한 분위기가 더 짙어 보였다. 마치 오래전영화 '부베의 연인'같은 영화의 한 토막같았다. 그러나 슬픈 사랑도 분명 더 아름다울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1.10.22

Paris의 憂愁 IV - Je t"aime 壁

I love you (아이 러브 유 / 영어) Ich liebe dich (이히 리베 디히 / 독일어) Je t"aime (쥬 뗌므 / 불어) 愛(あい)している (아이시떼이루 / 일어) Mahal kita (마할 키타 / 필리핀어) Wuhibbuka (우히부카 / 아랍어) Te iubesc (떼 이유베스크 / 루마니아어) Я Вас Люблю (야 바스 류블류 / 러시아어) Ti amo (띠 아모 / 이태리어) Gosto muito de te (고스뜨 무이뜨 드 뜨 / 포르투갈어) Te qiero (떼 끼에로 / 서반아어) Szeretlek (쎄레뜰렉 / 헝가리어) Ik hou van jou (이크 하우 반 야우 / 네덜란드어) Mi amas vin (미 아마스빈 / 에스페란토) ... 그리고 ...'나..

- 西 Europe 2021.10.22

Paris의 憂愁 III - Sunset Champs-Élysées

Melancholy Paris Paris, Champs-Élysées 추억도 없는 길 박정대 하늘은 신문의 사설처럼 어두워져 갔다 주점의 눈빛들이 빛나기 시작하고 구름은 저녁의 문턱에서 노을빛으로 취해갔다 바람은 한 떼의 행인들을 몰아 욕정의 문틈으로 쑤셔 넣었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무수한 욕망으로의 이동이라고 그날 저녁의이상한 공기가 나의 등 뒤에서 속삭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도 하지 술을 마시고 청춘을 탕진해도 온통 갈망으로 빛나는 가슴의 비밀, 거리 거리마다 사람들은 바람에 나부끼며 세월의 화석이 되어갔다 그리고 세월은 막무가내로 나의 기억을 흔든다 검은 표지의 책, 나는 세월을 너무 오래 들고 다녔다 여행자의 가방은 이제 너무 낡아 떨어지는 나뭇잎에도 흠칫 놀라곤 하지만 세월에 점령당한 나의 기억..

- 西 Europe 2021.10.22

Paris의 憂愁 II - 라펭 아질(Lapin Agile)

Lapin Agile 10월이면 포도 수확제로 들썩이는 유럽의 나라들... 그중에서 Paris. 이제 한군데 조금 남아있을 뿐인 포도원 앞의 몽마르트르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라팽아질(Lapin Agile)이 있다. 이곳은 어느 한시대, 시인과 화가들이 드나들던 술집이었다. 20세기 화가중 위트릴로, 피카소, 브라크, 모딜리아니,등이 단골로 다니던 곳으로 원래 이름은 '살인 청부업자의 술집'이었다. 아직도 한구석에는 취기와 외로움으로 비틀거리는 위트릴로가 쓰러져 있고, 그 곁에는 詩를 쓰는 아폴리네르를 그리는 마티스가 천천이 붓을 든 손을 놀리고 있다. 그들은 '詩에 의해서 혹은 화가들의 붓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느니 '사랑을 향해 떠나는 보헤미안의 행복' 등을 이야기 하며 새벽이 밝아올 ..

- 西 Europe 2021.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