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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일기 VI

바람은 저 나무를 흔들며 가고 난 살고 싶었네 몇 개의 길들이 내 앞에 있었지만 까닭없이 난 몹시 외로웠네 거리엔 영원불멸의 아이들이 자전거를 달리고 하늘엔 한 해의 마른풀들이 떠가네 열매를 상하게 하던 벌레들은 땅 밑에 잠들고 먼 길 떠날 채비하는 제비들은 시끄러웠네 거리엔 수많은 사람들의 바쁜 발길과 웃음 소리 뜻없는 거리로부터 돌아와 난 마른꽃같이 잠드네 밤엔 꿈 없는 잠에서 깨어나 오래 달빛 흩어진 흰 뜰을 그림자 밟고 서성이네 여름의 키 작은 채송화는 어느덧 시들고 난 부칠 곳 없는 편지만 자꾸 쓰네 바람은 저 나무를 흔들며 가고 난 살고 싶었네 - 장석주의 '바람' - 몇년째 나는 아프다. 처음엔 시름시름 높은 지대를 올라가거나 빨리, 오래 걸으면 숨이 차오르며 가슴이 뛰고 힘들더니 차츰 심해..

- 그의 Life story 2023.02.28

찬란했던 불빛들, 그 세월의 그늘.

左로부터, 폴 뉴먼(Paul Newman) , 알랭드롱(Alain Delon),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 폴 뉴먼(Paul Newman) 내 어린시절, 가끔씩 누나들을 따라서 영화관에 갔다가 필름이 끊어진 흑백영화가 다시 생각나고 또 까마득히 생각이 안나고... 그런 기억이 있다. 그러니까 1958년으로 기억된다. 내가 열살때쯤, 아주 유명한 영화가 있었다. 유산을 둘러싼 가족의 갈등을 그린 희곡 작품으로 인간의 욕망과 허위, 현대인의 소통 단절을 통렬하게 파헤친|작품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전성기 작품 중 하나인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 Cat on a Hot Tin Roof〉가 있었다. 이 영화는는 휴식 시간 15분을 제외하면 공연 시간과 극 중 시간이..

병상일기 V

퇴원을 하고 9일째 접어든다. 나는 그동안 의사의 지시에따라 열심히 살았다. 송교수는 주사없이 약만가지고 치료를 하겠다고 약을 조제해주었다. 결과 스테로이드(Steroid)를 약으로 조제해주었다. 하루에 복용해야하는 스테로이드(Steroid)가 80알이다. 게다가 내분비과 약까지 합치면 90알이다. 나는 그 약을 한번에 복용해야한다. 인간은 각오하기까지 얼마간의 마음다짐이 필요하지 하려고 마음먹으면 못하는 것이 없다. 눈을감고 세번에 나누어 나는 알약을 삼켰다. 그렇게 4일간을 연속 아침마다 스테로이드(Steroid)를 복용했다. 그러나 달라진것은 없다. 몸의 변화도 없고 얼굴이 조금 붓고, 수면에 들려고 양말을 벗으면 발등이 소복히 부었다. 그리고 얼굴에 홍조를 띄우듯 약간 상기된 혈색으로 자꾸 거울을..

- 그의 Life story 2023.02.23

조선 왕실이 소유했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섬, 저자도

한강에 못 보던 섬이 나타났다. 서울 환경경연합에 따르면 1970년대 한강 사업으로 골재 채취가 이뤄지면서 사라졌던 저자도가 50여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저자도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성동구 옥수동 사이에 있다. 정확히는 옥수동 강변북로 아래에 있다. 저자도는 이름난 섬이었다. 조선 시대 때 풍관이 좋아 왕실이 소유했을 정도였다. 15세기 문신 강희맹은 '봄꽃이 만발해 온 언덕과 산을 뒤덮었네'라며 저자도의 비경에 감탄했다. 유명 화가인 정선과 김석신이 저지도 풍경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 백사장이 넓어 기우제, 출정하는 병사들의 전송 행사를 여는 곳으로도 이용됐다. 강남구 디지털강남문화대전에 따르면 조선 전기에 저자도는 태조 이복형제인 의대군(義安大君) 이화의 소유였다. 이후, 세종 때 왕실 ..

- 그의 이야기 2023.02.19

내 마음을 울린 감동어린 이야기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간, 여동생이 중증 뎅기열에 걸려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은 오빠는 부모님 대신, 곧장 비행기를 타고 현지에 도착하였지만, 동생과의 만남은 이틀밖에 없었습니다. 안타깝지만 동생은 일어나지못하고 객지에서 숨을 거두고 오빠는 동생의 장례를 치러야만 했습니다. 갑작스런 사고에 영사관과 한인회의 도움을 받아 화장을 마쳤고, 비행기 티켓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탑승수속을 하면서 유골함이 있다고 항공사 직원에게 알렸습니다. 항공사 직원이 미리 연락을 받았다며, 조금이라도 편하게 가실 수 있게 두 좌석을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예약을 도와준 교민이 동생과 같이 간다고 귀띰을 해줘, 항공사에선 그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 할때는 공항직원이 좋은 시선으로 보질않았고, 유골함..

- 그의 이야기 2023.02.15

어느 노부부의 결혼기념일 선물, 사과 이야기

지난 가을, 나는 항암치료를 받고 온 몸의 에너지가 빠진후 체중마저 20Kg이 줄었었다. 그렇게도 아무것도 맛을 느끼지못하고 식욕이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암환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모두 그렇다. 그들은 식욕을 잃고 거의 빈사상태까지 간다고했다. 그런데 아는 지인들이 나에게 보은을 베풀었다. 어떤분은 노인들에게 좋다면서 장흥 백양사인근의 산에 감나무를 심어서 수확했다고 홍시를 만드는 대봉감을 두 박스나 보내주시고 또 어떤분은 사과를 한 상자 보내주셨다. 사과도 제일 맛이 들고 적시에 따야한다면서 시기를 기다렸다가 제일 맛이 들었을때 따서 보내주셨다. 나는 병원에 입원해있을때 내 병동에 책임간호사로 있던 분의 경험담을 들었는데 하도 감동어린 이야기라서 잊지않고 여기에 필력한다. 남편의 마지막 선물 그녀가 ..

- 그의 이야기 2023.02.13

병상일기 IV

2월 5일 2월 4일. 퇴원을 했다 휑하니 냉기가 돌던 집안이 이제 사람사는 것같이 온기가 느껴진다고 아내가 말한다. 나는 안다. 그동안 내가 병원으로 간후, 아내는 마치 자신의 존재가 없는듯이 살아왔었다. 그렇게 열흘... 아내는 혼자 살았다. 퇴원을 한후, 나는 어제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한번도 깨지않고 잘잤다. 9시에 기상. 혈당을 재본다. 187. 그런데 병원에서는 먹을것은 없고 빵과 과자로만 연명을 했더니 심지어 440대까지 올랐었다. 오늘은 일요일. 하루종일 혼자 시간을 보내고있다. 이것 또한 작은 행복이라고 생각하자. 큰 누나, 작은 누나들과의 전화통화를 한다. 2월 6일 퇴원을 하고 이틀째. 아직 더 나빠진것은 없다. 밤에 자면서도 숨이 가쁘다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일어나 앉아서 밤을 보내..

- 그의 Life story 2023.02.07

병상일기 III

2월 1일. 나는 꼭 더 살아야한다. 이 병원을 나가서 집으로 돌아가서 아무 하는 것없이 무위도식을 한다해도 나는 행복할 것이다. U.S.B.로 음악을 듣는다. 이제는 듣는곡마다 전주만 듣고서도 곡명을 알아 맞춘다. 그만큼 인생을 살면서 음악에 투자한 시간이 많았다. 허긴 음악은 내가 세상을 살면서 내삶의 거의 전부였다. 길을 가면서도, 잠을 잘때도, 식탁에 앉아서도, 마음이 공허할때는 더욱 심취하여 음악에 빠져들었다. 내 U.S.B. 또 컴퓨터 파일에는 수천곡의 음악들이 내장되어있다. 이 음악들을 구하기위해 나는 얼마나 내평생을 애쓰며 보냈던가! 음악뿐만 아니다. 사진을 찍고 수천장의 사진을 작품으로 내놓을때까지 나는 얼마나 힘든 역경을 거쳐던가! 한장의 사진을 이 세상에 남기기위해 어린 나이부터 얼마..

- 그의 Life story 2023.02.06

병상일기 II

입원대기실로 가기전 죽집에서 1월 25일. 심장과 서원우교수 너무 힘들어 진료일(1/29)을 앞당겨 송헌호교수를 찾아가 진료, 입원결정. 입원대기실에서부터 검사시작. 코로나 음성판정을 받고 오후 6시에 11층 내과병동으로 옮기다. 모든 검사 시작. 1월 26일 새벽부터 혈당, 혈압, x-Lay, 심장초음파, ..검사를 두시간마다 실시간 검사. 심장 초음파결과 검사 부정맥이 있고 심장에 물이 많이 차있다는 진단. 이대로라면 심장이식수술까지 거론되고 있다. 밤 3시. 또다시 숨이차고 가슴이 답답하여 호홉곤난이 온다. 당직 간호사에게 얘기했다가 응급실로 옮겨져 온갖 검사를 다 받았다. 심지어 소변구에 호스까지 밀어넣고 소변량까지. 아픔과 고통의 연속속에 밤을 보내고 새날을 맞았다. 1월 27일. 심장기능이 심..

- 그의 Life story 2023.02.05

강화도 여관 - 심재휘

강화도 여관 심재휘 나는 떠날 때부터 이 강이 어디에서 끝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마지막 단추를 꿰며 닥쳐올 산책과 해안도로 너머의 일몰을 예감하듯 그곳으로 떠나는 우리의 여행은 지나치게 즐거웠습니다 세상에는 오직 눈을 감았다 뜨는 순간 사라져버리는 어느 생애와 눈을 떠도 감아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또 다른 생애만 있을 뿐이었구요 나는 그곳의 달빛 속에 당신을 몰래 버리고 왔습니다 나는 이 강의 어느 먼 기슭쯤에 살며 오늘도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바닷물이 밀려오거나 혹은 밀려나갈 때처럼 무수히 나를 용서하세요 내가 천천히 흘러 강 하구에 이르더라도 다시 그 섬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달빛에 떠도는 섬 하나는 되겠습니다 강화도 바닷가의 어느 바람 부는 여관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대를 생각하겠습니..

- 그의 애송詩 202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