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수목이 된 느티나무 한 그루 아랫도리를 마냥 내주고 있다 바람이 들며 조금씩 벌어지는 속살 보이지 않는 틈을 비집고 들짐승 한 마리 매일 들어와 놀다간다 푸석거리고 쩍쩍 갈라지는 살을 부비며 흐벅지게 놀다간다 빗물에 눈보라에 오래 담금질한 것들, 비로소 썩어야 한껏 몸을 내주는 것이다 - 사진 / Chris Yoon :: 올림픽공원 몽촌토성에서 - 글 / 임동윤의 인용 임동균시인의 을 읽고 할말을 잃었었다 뭔가 머릿속에서는 연관이 지어지는데 딱히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그냥 평범하게 받아드리자면 '깊은산속 옹달샘'같은 동화인데 내 머릿속에서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와 생명의 씨앗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산책을 나갔다가 대단한걸 보고 말았다 토성에 있는 늙은 상수리나무 밑둥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