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東 Europe 135

Cesky Krumlov

역사의 나라, 그 장소... 전쟁은 일어나선 안된다. 역사의 땅은 길이 보존되어야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검색하다가 지인이 보낸 메시지를 본다. 아주 오래전 사진에 칭찬의 뜻이 실린 메시지다. 그렇다. 역사의 땅은 보존되어야한다. 성문을 들어서면 나는 수백년전의 과거로 돌아간다. 오늘은 옛날의 영화를 찾을 수 있는 날이다. - Chris Yoon

- 東 Europe 2023.01.14

Souvenir Hallstätter(할슈타트의 추억)

아밀로이드 혈액암을 겨우 이겨내고 먼길 떠나 호숫가 오두막집에 신세를 지기로 하고 또 다시 가보고싶은 동네가 있습니다 먼 길 찾아가다 무리하여 밤에 호되게 앓더라도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이른 새벽 안개비를 헤치고 호숫가로 나와 어둠을 밝히고 날개짓하는 날짐승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되어 그 따스함의 향기가 온 땅에 가득하기를 꿈꿉니다 사랑으로 고통도 잠재우고 먼 길을 달려와서 내몸이 바뀌어 구원의 빛으로 돌아 가기를, 구원을 읽고 돌아 가기를 꿈꾸어봅니다 그대, 부디 완쾌되어 할슈타트에 다녀오시기를 그리고 또 다른 생명을 얻어 천년만년 살며 또 사랑을 누리시기를 할슈타트는 알프스 산 동쪽 해발 5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 있다. 호수와 접하고 도심 위쪽에 소금광산이 있으며, 얼음동굴과도 가깝다. 잘츠카머구트..

- 東 Europe 2022.05.26

멀리 가는 큰 江. 몰다우(Die Moldau)

Die Moldau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도 만나야 한다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정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은가. 도종환의 '멀리 가는 물' ..

- 東 Europe 2021.11.15

그리운 것들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 Český Krumlov(체스키크롬로프)

그렇게 많은 그리움이 하늘을 뒤덮고 이리로 날아들 때 어떤 고성능레이더도 포착하지 못했다. 그리움은 하늘 구석구석 탁발을 끝내고 여기로 몰려온다. 수행을 끝내고 하얀 눈발로 돌아온다. 로맹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죽다, 처럼 그리움이 왜 여기로 몰려오는지 여기서 북으로 몇 십 킬로 더 나아가면 갈대밭이 있고 여기서 남으로 몇 십 킬로 더 가면 모래밭이 있는데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여기로 로맹가리의 새처럼 영혼을 반환하러 온것인지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저렇게 붐비다 죽어간다. 광장이 있고 고궁이 있고 시위가 있고 진압이 있으나 어떤 손짓은 없었는데 그리움은 아 이 곳에 와서 죽는다. 로맹가리의 새처럼 진짜 먼 길 가기 위해 제 몸뚱이를 이 곳에 던져버리는 것일까. 나를 떠나갔던 모든 그리움..

- 東 Europe 2021.11.15

나를 멈추게한 종소리 - Český Krumlov(체스키크롬로프)

내가 성밖에서 서성거릴때 한패거리의 사람들이 성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나는 그들과 떨어져 걷기를 원하며 성벽에 기대섰다 왜 였을까? 내가 망서리는 이유는 종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수백년전의 종이 다시 울리는 것을 나는 들었다 종은, 그렇게 소리를 내며 나를 성밖에 서있게 했다. 내가 종소리에 이끌려 성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면 나는 수백년전의 나로 돌아갈것이다 그렇게 성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 백년을 오가는 나, 사람들은 이미 내게서 멀어졌어도 나는 그렇게 혼자 종소리를 들으며 서있다 그것이, 그것이 내가 그들과 어울릴 수 없는 이유였다 글 / 윤필립 Music / Ona - Dance with Me 여행지 / Český Krumlov(체스키크롬로프) Český Krumlov(체스키크롬로프)에는 ..

- 東 Europe 2021.11.15

음악처럼 떠난다 - Český Krumlov(체스키크롬로프)

테베에서 커피를 마시고, 우리는 발칸 반도의 서쪽 해안을 따라 아르타로 간다. 이 해안선의 어디쯤엔가, 자다르와 가에타, 툴롱과 말라가가 있을 것이다. 말라가에서 바라보면 지브롤터 해협 건너 오랑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랑에서 계속 해안을 따라 가다보면 세투발에 닿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비고와 히혼을 거쳐서 라로셸로 향한다. 라로셸에서 바라보는 비스케이灣의 황혼은 아름답다. 그러나 칼레로 가는 우리는 비스케이만의 아름다움에 쉽게 눈멀지 않는다. 더 아름다운 것을 보기 위하여 우리는 계속해서 해안선을 따라 칼레를 지나 암스테르담과 오르후스와 탈린과 말뫼와 페쳉가와 아르항겔스크를 지나 카닌 반도로 간다. 카닌 반도는 춥다. 너무 추워서 아름다운 반도, 카닌 반도에서 水晶의 나무들이 산다. 그러나 그 ..

- 東 Europe 2021.11.15

마로니에 나무가 비를 맞는다

낯 선 곳에서 비를 만났다 마로니에 잎이 젖고 그 위에 어둑어둑 어둠이 내리는 시간 오래전, 대학로 마로니에 광장에서 사진을 찍다가 비를 만난적이 있었다 비를 피해 뛰어든 곳, 비내리는 거리가 훤히 내어다 뵈는 카페였다 그때도 나는 메랑코리하게 창가에 앉아 술을 마시며 울고 있었다 왜 그랬던가? 20년이 지났지만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 ................................ 오늘은 마로니에 나무가 비를 맞으며 나 대신 울고있다. 글, 사진 / 윤필립 여행지 / 오스트리아 빈(Wien, Austria) 古都 오스트리아 빈(Wien, Austria)의 동남쪽엔 베토벤을 비롯 모짜르트,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스트라우스, 주페...등 세계의 악성들이 한데 모여 잠들어 있는 공원이 있다..

- 東 Europe 2021.11.15

Farewell, Prague

취해저물녁, 이국의 낯 선 골목에서 만난 짚시의 피를 물려받은 청년들의 음악, 나는 못이 박힌듯 서서 갈 길을 잃었네 나 이대로 돌이 되어도 좋고 다음 生에는 저들의 악기가 되어도 좋겠네 내가 이 음악, Claude Choe의 Farewell Waltz를 처음 들은건 얼마 되지않은 올 2월쯤 이었을 것이다. 나는 처음 이 음악을 듣고 정신이 나간듯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마치 프라하의 해지는 거리에서 만났던 아코디언을 켜던 거리의 악사가 먼길을 찾아와 내 가슴속으로 저녁햇살처럼 밀고 들어와 깊이 박히는듯 했다 이 곡을 만든 사람은 놀랍게도 한국인 Claude Choe(崔宰鳳)이다 그는 현재 캐나다 캘거리에 거주하며 작곡가 겸 지휘자이며 연출가이기도 하다 그는 프랑스와 스페인, 그리고 러시아에서 Classi..

- 東 Europe 2021.11.14

프라하 日記

프라하 日記 허만하 비가 빛나기 위해 포도(鋪道)가 있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돌의 포도. 원수의 뒷모습처럼 빛나는 비. 나의 발자국도 비에 젖는다. 나의 쓸쓸함은 카를교 난간에 기대고 만다. 아득한 수면을 본다. 저무는 흐름 위에 몸을 던지는 비,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물안개 같다. 카프카의 불안과 외로움이 잠들어 있는 유대인 묘지에는 가보지 않았다. 이마 밑에서 기이하게 빛나는 눈빛은 마이즈로 거리 그의 생가 벽면에서 돌의 길. 돌의 벽. 돌의 음악 같은 프라하 성. 릴케의 고향 프라하. "비는 고독과 같은 것이다." 엷은 여수(旅愁)처럼 번지는 안개에 잠기는 다리목에서 창녀풍의 늙은 그림자가 속삭인다. "돌의 무릎을 베고 주무세요. 바람에 밀리는 비가 되세요." 중세기 순례자의 푸른 방울 소리..

- 東 Europe 2021.11.14

The Moldau

The Moldau Prague, 까를橋에서 두 개의 수원(水源)에서 시작되어 아래로 흘러가는 동안 바위에 부딪치고 맑고 투명한 소리를 내고 햇빛을 받아 찬란한 빛을 내며 그 폭을 넓혀가는 몰다우강. 까를橋 위에는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을 켜네 그 소리 하늘로 올라가도 하도 맑아 어느것이 물소리고 어느것이 아코디언 소린지 나는 망연히 다리에 기대서서 귀를 기우려보네 강물이여, 이제는 처절한 물보라를 내뿜지말고 잔잔하게 프라하로 흘러들어 옛 성 뷔세흐라트를 돌아 도도히 흘러가게나. 사진, 글 / 윤필립 Music / Mario Battaini - Le on de Del Danubio 여행장소 / Prague, Czech (체코, 프라하) '몰다우'강은 스마바의 숲에서 발원하여 고대의 많은 유적이 풍부한 산..

- 東 Europe 202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