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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들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 Český Krumlov(체스키크롬로프)

Chris Yoon 2021. 11. 15. 03:09

 

 

그렇게 많은 그리움이 하늘을 뒤덮고 이리로 날아들 때

어떤 고성능레이더도 포착하지 못했다.

그리움은 하늘 구석구석 탁발을 끝내고 여기로 몰려온다.

수행을 끝내고 하얀 눈발로 돌아온다.

로맹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죽다, 처럼

그리움이 왜 여기로 몰려오는지

여기서 북으로 몇 십 킬로 더 나아가면 갈대밭이 있고

여기서 남으로 몇 십 킬로 더 가면 모래밭이 있는데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여기로 로맹가리의 새처럼 영혼을 반환하러 온것인지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저렇게 붐비다 죽어간다.

광장이 있고 고궁이 있고 시위가 있고 진압이 있으나 어떤 손짓은 없었는데

그리움은 아 이 곳에 와서 죽는다.

로맹가리의 새처럼 진짜 먼 길 가기 위해 제 몸뚱이를 이 곳에 던져버리는 것일까.

나를 떠나갔던 모든 그리움도 다 돌아와 이곳에 와서 죽어간다.

밤마다 상처를 핥아 부활의 날개를 만들어 길

다시 떠나려는지 세상모든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이 서울에 와서 죽는다.

 

 

시 /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 김왕노

Music / Saint Preux, Aria de Syrna

여행지 / Český Krumlov(체스키크롬로프)

 

 

 

 

1992년 유네스코에 의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는 체스키크롬로프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알려져 있다. 체코어로 ‘체코의(Český) 오솔길(Krumlov)’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 마을 곳곳에 펼쳐져 있으며 마을을 끼고 커다랗게 휘어져 돌며 블타바 강이 흐르고 있다.

 

Spiritus ㅡ George Skaroul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