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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는 큰 江. 몰다우(Die Moldau)

Chris Yoon 2021. 11. 15. 03:35

Die Moldau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도 만나야 한다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정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은가.


도종환의 '멀리 가는 물'

 

 

 

 

 

몰다우(Die Moldau)강은 체코 남쪽 고원에서 발원하여 이름도 불타바(Vltava),

도나휴(Donau), 다뉴브(Dunaj), 등으로 불리우며 고대의 많은 유적이 풍부한

산기슭을 흐르고, 프라하 시를 관통하면서 멀리 북쪽으로 흘러

엘베강과 합류하여 독일 중부를 적시면서 북해로 흘러가는 430 km나 되는 긴 강이다.

벽돌색 지붕을 한 중세풍의 건물들, 수많은 옛 첨탑과 사원들이 빽빽이 도열해 있고,

때로는 서너 척의 유람선들이 하얀 거품을 내며 강을 가르고 있다.

 

지금 듣는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중 2악장 'Die Moldau(몰다우)'는

이 강과 관련시킨 서사시로서 이 곡은 물의 흘러가는 모습을 나타내는데

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모여서 마침내 흐름을 이루고

차츰 수량이 늘어나는 광경을 그려낸다.

그러다가 이윽고 격류는 숲의 옆을 지나는데 거기서는 사냥 나팔소리가 울리고

얼마 후엔 산기슭에 목장과 밭이 보이며 마을에는 농민의 결혼식이 거행되어

사람들의 축복의 환성과 춤이 바야흐로 펼쳐진다

다시 날이 저물고 달빛의 흐름은 창백하게 빛나고 있다.

물보라 속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정녕 물의 요정들의 춤일 것이리라.

센트 존의 급류는 바위 사이로 거세게 흐르다가 이윽고 강폭은 넓어지고

흐름도 조용하게 이름난 옛 성터의 그림자를 비춘다.

보헤미아의 자랑인 몰다우 강은 이렇게 대도시 프라하를 거쳐

유유히 바다로 내려간다.

 

나는 프라하에 내려 몰다우강의 다리위에서 그들이 고통받았던 '프라하의 봄'과

그들이 숨져간 '벨벳혁명'을 떠올렸다.

그때에 이 강은 어땠을까? 짙은 노을색으로 물든 피의 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강은 흐르면서 어떤 더러운 물과 만나더라도 곧 자신의 색을 되찾는다.

멀리 가는 물이 곧 강이 된다.

 

 

 

시 / 도종환의 '멀리가는 물'

Music /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중 2악장 'Die Moldau(몰다우)

여행지 / 체코 프라하

 

* 체코 프라하의 까를橋(체코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석조 다리 / Charles Bridge)위에서

몰다우 강을 보려면 낮에 보고 또 저녁노을 부터 밤까지 기다려 야경까지 봐야한다.

그만큼 낮과 밤의 풍경이 다른것은 체코의 야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낮에 몰다우강을 보고나서 프라하 광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프라하城도 보고

바출라프 광장에서 저녁식사와 맥주를 마신후, 다시 까를교로 나와 밤풍경을 보는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