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rand Canyon 4

Grand Canyon X ~ XIII

Grand Canyon X 바람과 나누는 말은 진정 무엇이었던가 오래전에 사람들이 나누었던 그 말을 나누었는가 아니면 다가올 날들을 미리 나누고 있었는가 바람은 들어 주었을 것이다 수 천 년을 그렇게 그리고 흩어 놓았을 것이다 하늘 아래 헛된 세상사의 말들을 사랑으로 묻어나던 말들은 별빛으로 씻어 거기 옮겨 놓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예전에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이 세상 일에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이 아니면 목청을 높였지만 바람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을 것이다 잠시 뒤면 모든 것이 사라지고 또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것을 잊고 사는 것에 대해 경고한 적도 없다 무엇을 남기려고 저리도 몸부림치나 세 끼와 잠 든 곳과 꿈 한 자락을 펴면 되는 것을온갖 소란을 다 피워가며 살아가나 바람은 그냥 불 뿐이다 모든 것..

- Grand Canyon 2021.10.29

Grand Canyon VII ~ IX

Grand Canyon VII 바람이 내게로 왔네 잡아도 잡아도 줄행랑치던 바람이 어느새 내 곁에 와서는 돌아보지 마라 돌아보지 마라 하네 - 표성배의 '바람이 내게로 왔네'에서 발췌 Grand Canyon VIII 그렇게 많은 그리움이 하늘을 뒤덮고 이리로 날아들 때 어떤 고성능레이더 도 포착하지 못했다. 그리움은 하늘 구석구석 탁발을 끝내고 여기로 몰려온 다. 수행을 끝내고 하얀 눈발로 돌아온다. 로맹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죽 다, 처럼 그리움이 왜 여기로 몰려오는지 여기서 북으로 몇 십 킬로 더 나아 가면 갈대밭이 있고 여기서 남으로 몇 십 킬로 더 가면 모래밭이 있는데 그 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 김왕노 Grand Canyon IX 설핏 스치면 그새 저녁..

- Grand Canyon 2021.10.29

Grand Canyon IV ~ VI

Grand Canyon IV 바람은 들어 주었을 것이다 수 천 년을 그렇게 그리고 흩어 놓았을 것이다 하늘 아래 헛된 세상사의 말들을 사랑으로 묻어나던 말들은 별빛으로 씻어 거기 옮겨 놓았을 것이다 Grand Canyon V 내 옆에 앉아 함께 먼 산을 바라보며 말없이 어깨를 안아주던 바람이 망각의 강에 침몰해 있던 깨진 냄새 한 조각을 끄집어낸다 이게 무언지 알겠냐는 듯이 - 윤의섭의 '바람의 냄새'중에서 Grand Canyon VI 바람이 내게로 온 날 내 가슴은 텅 비어 가슴 깊이만큼의 상처를 나는 보았네 - 표성배의 '바람이 내게로 왔네'에서 발췌 The Hidden Valley (20:12)

- Grand Canyon 2021.10.29

Grand Canyon I ~ III

길을 걸었네 바람이 불고... 꽃이 피고... 소낙비가 내리고... 함박눈이 내렸네 그 길을 걸었네 Grand Canyon 1 이곳까지 바람이 따라왔다 내가 서울에서 바람과 나누던 말은 진정 무엇이었나? 아주 오래전 부터... 태고적 인류와 자연이 나누었던... 그런 말이었나? 아니면... 앞으로 다가올 날들을 미리 예견하듯... 조금은 조심스럽고 걱정스러운,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혼잣 말들은 아니었을까? Grand Canyon II 화석이 된 분화구에 물을 부으면 한 줄기 바람이 다가와 그리움을 녹인다. 다시 살아내는 쉬흔 일곱의 봄. 나는 생떽쥐페리의 어린왕자처럼 밤하늘을 날아 이곳에 온 후, 멀리 떨어져있는 소혹성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띄워 보낸다 Grand Canyon III 이 바람의 냄새를 ..

- Grand Canyon 202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