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Canyon X 바람과 나누는 말은 진정 무엇이었던가 오래전에 사람들이 나누었던 그 말을 나누었는가 아니면 다가올 날들을 미리 나누고 있었는가 바람은 들어 주었을 것이다 수 천 년을 그렇게 그리고 흩어 놓았을 것이다 하늘 아래 헛된 세상사의 말들을 사랑으로 묻어나던 말들은 별빛으로 씻어 거기 옮겨 놓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예전에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이 세상 일에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이 아니면 목청을 높였지만 바람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을 것이다 잠시 뒤면 모든 것이 사라지고 또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것을 잊고 사는 것에 대해 경고한 적도 없다 무엇을 남기려고 저리도 몸부림치나 세 끼와 잠 든 곳과 꿈 한 자락을 펴면 되는 것을온갖 소란을 다 피워가며 살아가나 바람은 그냥 불 뿐이다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