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병상일기 II

Chris Yoon 2023. 2. 5. 09:50

입원대기실로 가기전 죽집에서

1월 25일.

심장과 서원우교수

너무 힘들어 진료일(1/29)을 앞당겨 송헌호교수를 찾아가 진료, 입원결정.

입원대기실에서부터 검사시작. 코로나 음성판정을 받고 오후 6시에 11층 내과병동으로 옮기다.

모든 검사 시작.

 

1월 26일

새벽부터 혈당, 혈압, x-Lay, 심장초음파, ..검사를 두시간마다 실시간 검사.

심장 초음파결과 검사 부정맥이 있고 심장에 물이 많이 차있다는 진단.

이대로라면 심장이식수술까지 거론되고 있다.

밤 3시.

또다시 숨이차고 가슴이 답답하여 호홉곤난이 온다. 당직 간호사에게 얘기했다가 응급실로 옮겨져 온갖 검사를 다 받았다.

심지어 소변구에 호스까지 밀어넣고 소변량까지. 아픔과 고통의 연속속에 밤을 보내고 새날을 맞았다.

 

1월 27일.

심장기능이 심각. 심장에 물이 많이차고 이뇨제를 써서 약을 복용하면 저혈압으로  위험한 결과가 온다.

조심스럽게 모니터의 숫자를보며 병을 다스리고 있다.

심장기능이 완화될때까지 부서를 옮겨 치료를 받기로했다.

혈액종양내과 송헌호교수에셔 심장내과 서원우교수로.

서원우교수는 한번 만나 진료를 받은적이 있다. (포항출신의 실력과 인품을 갖춘의사다.)

꼭 심장이식을 않고 완쾌되기를.

 

회진차 서원우교수가 왔다.

- 우리 한번 본적이 있죠? (서원우교수)

- 저는 인상깊게 봐서 잘 알고있습니다. (나)

약간 낙심해있는 나에게 서교수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었다.

- 심장이식하기로는  나이도 어중간합니다.

약이나 주사, 휴식으로 심장을 정상치료하기로 노력해 보겠습니다.

이보다 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이 또 어디있겠는가!

 

1월 28일.

새벽 5시 30분. 아내와 카톡인사.

출근길에 제주 천혜향귤을 가지고 숨을 가쁘게 쉬며 들렸다갔다.

아침회진. 서원우교수의 반가운 말.

- 부정맥도 좋아지고 이번주는 병세를 그냥 두고 봅시다.

 

1월 29일.

일요일. 그래서 병원이 고요하다.

병실환자들의 잔기침과  신음소리만 들린다.

의사들도 안나오고 당직간호사들만 병실을 드나들며 환자들을 돌본다.

내 병세는 많이 호전되었다고 한다.

부정맥도 완화되고 혈압, 산소량, 맥박도  양호하단다.

그동안 참으면서 너무 미련하게 날자만 보냈었다.

심장에 그토록 물이차도록 참고 죽음이 올때를 기다렸다.

살아야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건강을 되찾아 다시 살아야한다.

 

저녁 6시 반.

아내가 왔다.

죽 반찬이 너무 무염에다 형편없어 콩자반과 깻잎장아찌좀 부탁했더니 ...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모습에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시장에 갈때쓰는 캐리어에 그만한 보따리가 두개나 된다.

저것들을 들고 지하철을 오르내리며 오다니...

가슴이 컥 막히며 미안하고도 한편 화가난다.

아내의 얼굴에 피곤이 젖어있다.

받아들고 들어와 열어보니 콩자반, 깻잎외에도 봄동, 쌈장, 파프리카, 바나나, 레드향귤이 열개가 넘고 참치캔4개, 명란젓, 낙지젓갈, 파운드케익, 심지어 소고기무국까지 끓여왔다.

이노릇을 어쩌리... 자꾸 이삿짐보따리를 끌고 피난을 가는 여인네가 떠오른다.

자정이 넘은 시간. 병실에서 혼자 앉아 울다 아내에게 카톡을 쓴다.

'당신은 육신이 힘들고 나는 마음이 아파 잠못들고 있다.'

이내 답이왔다.

간단하게 '네.'

 

1월 31일.

입원한지 일주일이 되는 날.

산소줄을 호홉기에서 제거하다.

서교수는 상태가 괜찮다며 곧  퇴원을 생각해보겠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누워있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곧 숨이 차오를것같아서 아편성분이 든 약을 청해 먹는다.

 

윤경재원장의 전화.

그냥 안부차 했다가 뜻밖의 놀라운 소식에 어쩔줄 몰라했다.

저녁무렵, 입맛은 없고 병원음식은 형편없다고 투정을 했더니 아내가 또 간식을 두가방이나 싸왔다.

호두파이, 화이트하임쵸코렛, 도넛, 쿠키, 웨하스들이 들어있는 가방이 무겁게 두가방인데 또 저걸들고 지하철로 오다니...

그렇게 왔다가 말없이 전해주고 뒤돌아가는 아내는 피곤해보였다.

그리고 돌아간후, '당신이 나를 위해 너무 가혹안 노동을 하는 모습이 가슴이 아프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이내 ' 당신을 위해서 뭔가를 할때 행복을 느낀다'는 답이왔다.

그래서 나는 오래 살아야한다.

아내를 두고 먼저 죽는건 아내에 대한 배신이다.

조용한 병실에서 망연히 앉아 여러가지의 상념에 잠겨있다.

 

입원실로 옮기고 정밀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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