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의 태양은 유난히 뜨거워서 타들어가듯 더웠고 하늘은 잉크물을 들인듯 색이 짙었다 이렇다 할 일이 없이 붉은 기와가 얹힌 좁은 골목들을 느릿느릿 돌아 다녔어도 나중에 되돌아보니 아주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훗날, Italy를 생각하면 늘 좋은 일만 많았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 추억은 언제나 따스한 빛이었다 나는 저 세상에 가서도 그 따스한 빛을 떠올릴 것이다. 나의 세계가 그런 것들을 몇 백 가지나 껴안은 채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저런 곳에 살면서 부딪쳐 왔던 갖가지 추억들을 저 세상까지 하나로 이어 갈 수 있다면... - Chris Nicolas - 붉은 기와 송재학 피렌체의 지붕은 붉은 기와, 죄다 붉은색이니까 색감이 흐려져서 흰색의 얼룩이 생긴다 붉은색은 홍채의 북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