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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 XI - 순천만

새는 내 머리 위에서 한 바퀴를 돌더니 날아가 버렸다. 저 새는 이미 전생에서부터 나를 알고 있었던건 아니었을까? 새 한 마리 날아간다. 급히 셧터를 눌렀다. 새는 내 머리 위에서 한 바퀴를 돌더니 날아가 버렸다. 저 새는 이미 전생에서부터 나를 알고 있었던건 아니었을까? 새가 날아간 쪽, 서녁 하늘이 붉다. 순천만 습지 (SUNCHEONMAN WETLAND) 순천만은 대한민국 제1호 람사르 연안습지이다.해안 하구 습지로 유명한 순천만 습지는 세계적 5대 갯펄중의 하나이고 자연 생태계가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국제적인 희귀조류의 월동지로 되어 있다. 철새들이 편안한게 겨울을 보낼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철새들의 보금자리로써 큰 가치가 높다.또한 거대한 갈대군락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많은 습지 갯펄..

남도여행 X - 전남 곡성 기차마을

당신은 새벽열차를 타고 안개속을 달려이름모를 간이역에 내려본적이 있는가, 당신은 낯 선 도시에서 내려 거리를 배회하며새벽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는가, 당신은 새벽 정거장, 아무도 없는 대합실에서 창문너머로 바라보이는 플렛폼을 망연히 바라본 적이 있는가, 당신은 대합실의 시계를 바라보며누군가를 초조하게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이런 경험이 한번이라도 있었다면...당신도 사랑의 패자다. - Photo :: Chris Yoon - Copy :: 윤필립 (尹馝粒)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은 1998년 전라선 직선화로 폐선이 된 17.9㎞ 구간 중 섬진강기차마을을 따라가는 13.2㎞와 구 곡성역, 철도시설을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여 옛 기차에 대한 추억과 향수, 그리움을 컨셉으로 섬진강기차마을 관광개발사업을 착안해 개발..

남도여행 IX - 소쇄원(瀟灑園)

몇 해 전이었던가! 혼자 이곳에 와서 벽에 기대앉아 한 나절을 보내고 간 적이 있다. 2016년 5월 17일. 천년의 바람이 놀다 갔으리 한오백년 사랑도 피고 졌으리 이제 사람은 가고 세월은 더 멀리 흘러 나 또한 세상을 잠깐 등지고 누마루의 늙은 햇살 기왓골의 묵은 이끼 사람의 일이라 서러웠던 그 이야기를 짐작해보네 너무 쓸쓸하여 오히려 맑은데 너무 깨끗하여 차라리 설운데 내 소매 끝에서 퍼져 나가는 저 원림의 푸른 대바람 소리 천년을 잠들지 못한 이 남도의 눈물같은 한이여 소쇄한 삶이여 - 원장현님의 瀟灑園 에서 - 2019년 4월 25일 나, 이곳을 못 잊어 또 찾아오고 말았다. 무슨 조화였을까?저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꽃봉오리 터져 피어나는 소리들이이곳을 다녀간후, 계속 이명으로 들렸던 것..

남도여행 VIII - 메타프로방스

여기는 메타프로방스. 나는스마트 폰으로 인증샷을 찍고 너에게 줄 선물을 사지 여기는 메타프로방스. 나는 이곳으로 와서 너에게 편지를 써. 그리고 스마트 폰으로 인증샷을 찍고 너에게 줄 선물을 사서 곱게 포장을 한 후, 너에게 부치지 ............................ 그런데 내가 쓴 말은 이 말 뿐이야. - 어때? 빨간 파라솔과 내 허리에 두른 빨간 스웨터가 참 잘 어울리지않어?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왜 이딴식으로 밖에 쓸 줄을 모르지? - Photo :: Chris Yoon / Andy Lim - Copy :: 윤필립 (尹馝粒) 안녕? Little Prince. 메타프로방스에서 어린왕자를 만나다니.. 세상에는 뜻하지않게 반가운 얼굴을 만나는 수가 있다. 메타프로방스에서 어린왕자를..

남도여행 VII - 메타세쿼이아 길

나, 어쩌리... 이곳에 또 찾아와 벅차게 뛰는 가슴 억누르고 있네 이곳은 바람도 쉬어 가는 곳 하늘을 찌를듯 큰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한데 어울려 줄을지어 인간들에게 길을 만들고 쉬어 갈 곳을 내어주는 곳, 누구나 이곳에 오면 굽은 허리를 펴며 참았던 깊은 숨을 내어 쉬는 곳, 그런가하면 수많은 젊은 연인들이 찾아와 길을 걷다가 참았던 사랑을 고백하는 곳, 나, 어쩌리이곳에 또 찾아와 벅차게 뛰는 가슴 억누르고 있네 - Photo :: Chris Yoon - Copy :: 윤필립 (尹馝粒) 얼마만인가? 나를 위해 누군가 내가 앉을 자리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 얼마만일까? 이렇게 나혼자만의 빈 의자에 앉아 보는게. 얼마만인가? 나를 위해 누군가 내가 앉을 자리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 새상은 아직 '그..

남도여행 VI - 죽녹원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고 했지... 바람은 지나가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했지... 죽녹원 대나무 숲에 바람이 부네 나도 한낱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한 그루지 지나가는 바람... 바람에도 길이 있다고 했어 바람은 지나가도 결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했지 내 지나온 길...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길이 있었지 그 지나온 길에 나는 어떤 흔적을 남겼던가? 그 흔적... 남기지말고 그냥 지나올 것을. - Photo :: Chris Yoon / Andy Lim - Copy :: 윤필립 (尹馝粒) 굽힐 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부러지면 부러졌지 굽힐 줄 모른다고 말하지만, 생각의 끝에서는 무수히 휘어지고 흔들리고 있었다 살면 살수록 잃어버리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었다 흔들리고 휘어질 때마다 생긴 응어리들...

남도여행 V - 담양호

여기,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랴. 하늘에는 구름이 내려와 계곡으로 흘러들고 호수에는 물안개가 피어 오르네 내가슴에 심포니가 울려퍼지는데 나는 저 몽롱한 물길을, 저 빗줄기 머금은 산을, 하늘에서 내려와 휘돌며 가는 구름을, 영원히 붙잡아두고 싶다네 좀 더 높이, 하늘과 더 가까이... 올라보라. 무엇을 당신은 보았는가? 사람들이 쉬어가는 펜션이나 카페를 보았오. 또 무엇을 당신은 보았는가? 사람들을 건너게하는 물위에 걸쳐진 다리를 보았오. 그리고 또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 저 안개강을 건너가는 어부를 보았오. 그래, 우리가 그동안 무심코 보았던 풍경들... 그 풍경들이 나의 한 눈에 들어왔다오. 세상은 볼 수록 경이롭지. 문득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 그 대상이 비록 사람이 아니더라도 저 ..

남도여행 IV - Sodium pension

나, 언젠가 이곳에 흘러들어 숨막힐듯 숨을 멈추고 방으로 흘러 들어오는 담양호를 내려다 본 적이 있다. 3년전 그날, 어둠이 깃드는 저녁무렵이었다. 유리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가 어둠속에서 흘러오는 깊고 넓은 물줄기를 보았다. 밤을 꼬박 뜬 눈으로 새우고 아침을 맞았어도 강은 내가 누운 침대위로, 비누칠을 하는 샤워실로, 여행가방을 싸는 탁자위까지 흘러 들어와 고즈넉히 모든걸 적셔주고 있었다. Sodium 204호실, 문을열고 들어섰다. 변한건 아무것도 없다. 콘크리트색 벽, 주방에 놓인 커피포트, 와인잔 두 개,... 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가자 소나무 숲 사이를 뚫고 내게 와 닿는 저 크고 넓은 담양호를 닮은 바람- - 안녕. 나는 江에게 인사했다. - 안녕. 江도 내게 인사했다. 아직도 남은 소나무 숲..

남도여행 III - 白羊寺

어디로들 갔을까? 단풍이 타오르던 그 가을날, 떠들썩하게 들끓던 인파들은. 화려한 등산복차림의 관광객들을 부려놓고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관광버스들. 호객행위와 연신 밀려들어가던 절입구의 식당들마저 한산하다. 비가 내린다. 맞을만한 비. 사람의 그림자 하나 없는 절마당에는 나즉한 빗소리와 산새들의 울음만 적막하다 저 산, 저 호수, ... 그 푸르름. 나는 렌즈를 통해 또 한번의 감격을 가슴에 새긴다. - Photo :: Chris Yoon (전남 백양사 입구의 연못에서 촬영) 조선 선조때 환양선사가 영천암에서 금강경(金剛經)을 설법하실 때에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지.법회가 시작된지 3일째 되던 날에 흰 양이 산에서 내려와 설법을 들었다고. 그 흰 양이 선사의 꿈에 나타나 말하기를 ..

남도여행의 시작 I

Knockin' on Heaven's Door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남도 여행을 떠납니다. 서울 올림픽 파크에서 출발하여 장성 백양사로,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로, 죽녹원, 소쇄원을 거쳐 보성 녹차밭의 새벽을 맞고 가까운 바다로 나가 기지개를 켜다가 화순으로 건너가 세량지의 안개를 카메라에 가득담고 돌아오려 합니다. 늘 쓸쓸해 보이도록 떠다녔던 여행, 이번엔 寫友Andy가 동행을 해줍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윤필립 (尹馝粒) 언제나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이게 만든다. 아니,...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길을가는 들소의 무리, 풀을 찾아 고개를 넘는 사슴, 계절을 따라 먼 길을 비행해가는 날짐승들까지도 설레이게 만들것이다. 어제밤, Andy가 난생 처음 남도여행을 떠난다면서 설레는 마음을 열고 SNS에 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