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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만난 순례누나의 작품

전주에서 만난 순례누나의 작품 전주의 한옥마을 옆, '르윈 호텔 / Le Win'에 짐을 풀고나오다가 뜻밖에 반가운 작품을 만났다. 아, 순례누나의 작품...! 나는 선연히 기억한다. 내가 대학진학을 앞두고 어느 대학에 갈까? (S大와 H大)를 고심하다가 西江 (지금의 합정동)의 홍익대학 캠퍼스를 찾아갔었다. 노을이 곱기로 유명한 한강옆, 서강나루.저녁노을이 붉게 물들고있었다. 어디선가 들리는 둔탁한 금속성으로 돌을 깨내는 소리.나는 그 소리를 따라갔다. 그리고 나는 무엇인가 가슴을 '쿵'하고 내려앉게 하며 이내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것을 보았다. (차라리 영혼의 설레임이었다고 해두자.) 노을빛을 받으며 남학생도 아닌, 여학생이 헐렁한 바지에 검정고무신을 신고 손에는 쇠망치와 정을 들고 큰 대리석을 쪼으며..

아주 오래된 빵집, 군산 이성당

아주 오래된 빵집, 군산 이성당 아주 오래된 빵집. *** 베이커리, TOUS LES JOURS, 파리바게뜨, ... 이런 이름의 내노라하는, 더구나 요즘은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젊은이들이 만든 이쁘고 고급스러워 보이고 비싼 빵들이 진을치는 세상에 1945년부터 빵을 만들어 팔아온 역사가 있는 오래된 빵집. 어린시절의 입맛을 기억한다는건 즐거운 일이다. 세월은 변해도 그 사람의 습관과 입맛은 변하지않듯이. 군산에는 아주 오래된 빵집이 있다. 1945년부터 빵을 만들어 팔았다니 우리나라 역사상 해방을 맞았던 해부터 시작했다. 참으로 오래 되었다. 군산의 이성당이라는 빵집은 내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빵집이다. 물론 요즘에는 빵집 이름도 **당 이라는 이름을 쓰지않은지 오래다. 그러나 내가 어렸을때만..

journey II / 섬 -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중심, 선유도(仙遊島)에서

섬으로의 여행 I . s . l . a . n . d 우리는 섬이 되어 기다린다 어둠 속에서 오고 가는 이 없는 끝없이 열린 바다 문득 물결 끝에 떠올랐다 사라지는 그러나 넋의 둘레만을 돌다가 스러지는 불빛, 불빛, 불빛, 불빛 외로움이 진해지면 우리들은 저마다의 가슴 깊이 내려가 지난날의 따스한 입맞춤과 눈물과 어느덧 어깨까지 덮쳐오던 폭풍과 어지러움 그리고 다가온 이별을 기억한다 천만 겁의 日月이 흐르고 거센 물결의 뒤채임과 밤이 또 지나면 우리들은 어떤 얼굴로 만날까 내가 이룬 섬의 그 어느 언저리에서 비둘기 한 마리 밤바다로 떠나지만 그대 어느 곳에 또한 섬을 이루고 있는지 어린 새의 그 날개짓으로 이 내 가슴 속 까만 가뭄을 그대에게 전해 줄 수 있는지 - 노창선(1954~ ) '섬' 전문 사람..

journey I

여행 좀 다녀오겠습니다. 긴 겨울을 보내고나서 꽃이 피는가 했더니 금방 떨어지는 꽃잎이 마치 시들어가는 제 청춘처럼 서글퍼서요. 군산으로 떠나 철길마을, 초원사진관, 히로쓰가옥, 군산항쟁관을 거쳐 이성당 빵집에 들렸다가 전주로 가서 한옥마을, 운조루를 거쳐 전농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남부시장으로 가서 콩나물국밥으로 허기진 속 좀 채우고 오겠습니다. 바다로 나가기엔 너무 늦어버린 나이, 그 나이에도 나는 늘 고래의 꿈을 꾼다 깊은 밤 나는 그들이 동료를 부르거나 먹이를 찾을때 내는 길고 아름다운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맑은 날이면 아득히 먼, 물감을 풀어 놓은듯 푸른바다에 망원경을 대고 수평선 너머 고래가 지나다니는 항로를 지켜보기도 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고래는 이젠 사라져버렸어 귀신 고래는 이제 다시 오..

겨울, 태백 IV - Going Home (귀향)

나, 이제 돌아갑니다 잠실벌 내 고향으로. 그곳엔 125층 고층건물이 밤 새 불을 밝히고 내가 쉴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벌써 홍천을 지났습니다 점점 서울이 가까워집니다 여행내내 당신이 있어 좋았습니다. 안녕! 글 :: 윤필립 Photo :: Chris Yoon [Mars Lasar]Gypsy Legend 나는 이제 고향에 돌아왔다. 조금만 더 가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거울같이 흐르고 경기도를 지나 서울로 진입하게 된다 얕으막한 산, 눈덮인 등성이마다 서있는 앙상한 나무들, 심호흡을 하여 폐부 깊숙이 찬 공기를 들이 마신다. 오늘이 올들어 제일 추운 한파라면서 조심하라고 스마트 폰으로 재난 문자가 날아온다. 그래, 잘 왔어,.... 아무 일없이. 곤지암으로 들어가 소머리국밥을 주문하여 허기를 때운다. 이곳..

겨울, 태백 III

설원(雪原)에서 바람이 부는가? 눈이 내려 쌓이는가? 그래도 그 밑에는 숱한 생명들이 자라고 있지요 눈 덮인 땅, 설원에 엎드려 귀를 기우리면 수많은 꽃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워서... 안고싶어서... 마냥 눈물이 납니다. 이런날, 음악에 맞춰 설원에서 빙글빙글 돌며 춤이라도 췄으면 좋겠습니다 글 :: 윤필립 Photo :: Chris Yoon Music :: Alkaemy - Wizardry Alkaemy The Merlin Mystery Original Release Date September 8, 1998 Label Earthtone Audio CD (September 8, 1998)Number of Discs. 1 1. Wizardry (04.31) Alkaemy - Wizardry ..

겨울, 태백 II

Winter Story 너무나 오랫동안 슬픔을 참으며 영겁세월 꿈보다 확실한 것은 이파리 하나로 성장해 가는 나무라고 이야기하였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떠나가며 사계를 건축하는 설계는 모래 속에서 이루어진 행위라고 한채의 집을 짓고 목수는 연장을 챙겨든다 다시는 아무것도 꺼낼게 없는 폐광 속에서 거미는 자신의 체액으로 자신이 살 집을 만들고 기약 없는 기다림을 시작한다 오래지 않아 굵어진 입술로 주문을 외우며 본의 아니게 손님이 되어버린 나무는 오는 일요일 모래와 만나 황혼까지 함께 있겠단다 그의 손이라면 어디 아라비아 사막이어도 좋겠다 수많은 가지를 흔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도리이다 한가하게 잠을 즐기지 못하는 까닭은 귀찮은 친구를 옆에다 두었기 때문이다 조금만 어두워져도 살 속으로 기어든다 옆에다 ..

겨울, 태백 I

한계령으로 차를 운전하다가 돌려 강원도 태백산 골짜기로 접어들었다. 태백산(太白山), 1,567m의 중턱. 그러나 해발고도는 높지만 산이 가파르지않아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는 항상 생각만해도 갈증같은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친구가 있다. 젊은시절, 태백을 여행을 하던중, 버스에서 내 옆자리에 앉아 내게 말을 걸어오며 이것, 저것을 묻던 것부터 그 친구와의 우정은 시작된다. 나는 그때 군복무를 얼마 앞두고 심난한 마음을 잠재우려 혼자 여행중이었다. 그 친구의 말은 이러했다. - 그는 산속에 들어와 산지 이제 3년 되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부터 나를 보고 따라와 옆자리에 앉았다'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깊은 고민들을 읽을 수 있었다.' 조금 더 가서 골짜기로 들어서면 우리집인데 ..

東海에서

東海에서 I 결국, 또 다시 떠나오고 말았습니다. 여기는 동해바다, 속초항. 오전내내 인제 내린천을 따라오다 바람찬 한계령을 넘었습니다. 한계령은 언제나 세찬 바람이 부는 곳, 이윽고 바다내음을 맡습니다. 항구, 등대...한 해의 마지막을 여기서 보낼까 합니다 마지막 지는 해를 보고, 또 내년의 해돗이를 보고 돌아가려 합니다. '한 해동안 감사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당신이 없었다면 승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또 글 드리겠습니다. - 글 :: 윤필립- Photo :: '속초에서' Chris Yoon 東海에서 II 해가 바다에 잠겨들면서 등대는 빛을 발한다. 어둠이 있으면 빛은 더 빛난다. 사막의 별은 볼수록 반짝인다. 나도 누군가 봐줄수록 반짝일 것이다. 당신... 당신이란 존재는 나에..

한려수도 여행기 17 / 금산 보리암 (錦山 菩提庵)

菩提庵 금산 보리암 대웅전 처마 밑 풍경[風磬]에는 청동 물고기가 없네 저 한려수도 물길을 따라 산에서 내려갔나 봐. 아, 이제야 나, 알겠네. 부처님의 뜻을. 이 세상에 사는동안 모든 것들은 제 가고싶은 길로 흘러가야 된다는 것을. 菩提庵 경남 남해군 이동면 소재 금산(錦山, 705m) 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유일한 산악공원으로서 산림청 선정 100名山에 포함된 바위명산이다. 금산을 더 유명하게 만든건 다도해가 바라보이는 높은 산, 그 위에 앉혀진 바위 위에 세워진 보리암(菩提庵) 때문이다.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