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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수도 여행기 16 / 남해 독일마을

"엄마는 어디에 들렸다 갔음 좋겠어?" 아들아이가 이번에는 제 엄마에게 묻는다. 한참 생각하더니 아내는 입을 연다. "남해에 독일마을이 있다고 들었어." 나도 T.V. 프로에서 한번 본 적이 있다. 1960년대에 독일로 갔던 간호사들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 고국에 부치며 한편으로는 사랑을 꽃피워 독일인들과 결혼까지하여 살다가 나이가 들어 이제는 고국으로 돌아와 하나, 둘 남해에 모이게 된 시초가 마을을 형성하게 되었고 그것이 지금의로 된 것이다. 경남 남해 독일마을은 50여 년 전 파독으로 떠난 간호사들이 지난 2001년 귀국해 정착한 곳으로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이국적인 형식의 집 등 아름다운 경관으로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고있었다. 남해군은 2000년부터 6년간에 걸쳐 이곳을 교포 정착촌으로 조성하..

한려수도 여행기 15 / 남일대 바닷가 코끼리 바위 II

사천 남일대 바닷가 코끼리 바위 스물네살때 군복을 입고 세상이 하도 고달퍼서 기적을 바라는 염원을 안고 찾아왔던 이 바닷가를, 스물여덟살의 사회초년생으로 새롭게 발을 내딛으며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다시 찾아와 추억을 되씹다 가더니, 이제는 세상을 오래 살아 속으로는 비애(悲哀)에 눈물지며 겉으로는 세상을 달관한듯 대중을 웃기는 삐에로가 되어 우수꽝스러운 광대같은 옷을 입고 찾아왔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바닷가를. 스물여덟살때 쌓았던 돌탑은 흔적도 없다. 그래서 오늘 또 쌓는다 이 돌탑을 쌓고 스물여덟살, 그때의 나는 무엇을 빌었나? 그리고 오늘은 무엇을 빌어야할까? 어느 시인은 말했다. '떠나간 젊은날의 애인에게서는 환멸을 느껴도 잃어버린 젊은날에 대해서는 미련을 갖는다'고... 젊은날의 ..

한려수도 여행기 14 / 남일대 바닷가 코끼리 바위 I

경남 사천 남일대 바닷가 코끼리 바위 바람이 거세서 배가 출항하지 못한다하여 남해로 차를 돌려 한려수도를 따라 가는 중, 사천을 지난다. 사천은 내가 공군으로 입교했을때 첫 부대로 잠시 머무르며 생활했던 곳이다. 부대앞을 지나는데(지금은 사천 비행장으로 바뀌고 공군 훈련장으로 변했다.) 아들아이가 "아빠가 좋아하던 곳, 데려다 줄게 말해봐."한다 나는 당시 휴일이면 외출을 나와 남일대 바닷가로 갔었다. 배가 고파서 라면을 사먹고 터덜터덜 먼지나는 길을 버스를 타고가다 내려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길은 걸어서 먼 길을 갔었다. 그리고 하루종일 코끼리 바위에서 앉아 있다가 돌아갔다. 내 고향 서울로 가고 싶었고, 군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못 된 길로 풀리지 않고 내 자신을 지키고 싶어서 혼자 찾던 곳이었다. * ..

한려수도 여행기 13 / 매물도

서울에서 출발하는 날, 비가 내렸다. 소매물도를 촬영하기 위해 여객선 예매를 했는데 가는도중 출항을 못한다는 예매취소 문자가 왔다. 그래서 통영으로 빠져 거제도를 왕래하면서 계속 매물도 예매를 다시 했는데 연5일째 배가 출항을 하지 못한다는 연락이 온다. 오늘은 날씨가 맑다. 그래서 새벽부터 빵으로 허기를 메꾸며 매물도 선착장으로 가서 대합실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오늘도 배가 출항을 못한다는 담당직원의 이야기, 통영은 리아스식 해안이라서 바다가 잔잔하지만 조금만 더 먼 바다로 나가면 파도가 세서 조금이라도 풍랑의 영향을 받는 날씨면 출항을 안한다고 한다. 매물도 대합실 외부벽, 빌보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그리고 수국이 줄지어선 해안도로로 차를 몰며 남해로 여행을 이어간다. 소매물도 등대섬..

한려수도 여행기 12 / 거제 포로수용소 (Koje POW Camp)

높은 감시초소와 철조망, 그 아래 넓은 수용소에 검은막사가 군데군데 펼쳐져있고 남루한 포로들이 어항속의 꼬리가 긴 물고기들처럼 느리게 움직인다. 그러나 눈에는 핏발이 서있고 섬뜩하고 불안하게 동공을 굴린다. 어디선가 요란스레 사이렌소리가 들리는듯하고 호르라기 소리도 들린다. 나는 경직되어 캠프를 내려다본다. 가슴이 뛰고 등줄기부터 소름이 돗으며 땀이 흐르고 신체의 기관들은 수축이 되어 얼어붙었다. 전쟁은 인간을 참혹하게 변화시키며 맹수처럼 사납고 잔인하게 만든다. 저 참혹한 모습들은 인간의 이데올로기(Ideologie)로 부터 시작된것이다. Ideologie 사람들은 사고 작용을 통해 다양한 이데올로기(Ideologie)들을 평가하고 판단하여 자기의 사고 방식과 가장 근접한 이데올로기를 선택하고 지지하게..

한려수도 여행기 11 / 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 우리 먼 길 돌아 바람의 언덕에 섰네. 아직도 바람은 부는데 의연하게 서서 카메라 받침대를 놓고 사진을 찍었네. 젊은날처럼 정열도 없이, 화사하게 깔깔거리며 자즈러드는 웃음도 없이, 그저 평범한 남들이 하는대로 포즈를 취했네. 지금도 바람이 부네 바람은 맞서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두면 스쳐지나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내 떠나가 버렸네. 바람의 언덕은 작은 언덕에 잔디밭을 만들고 언덕위에는 풍차를 만들어 놓아 흡사 네델란드의 풍경을 보는듯하다. 풍차 아래 언덕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면 한려수도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고 언덕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스럽다. 동백꽃이 피는 계절에는 풍차 옆 계단을 올라 동백나무 숲을 거닐어도 좋을 것이다. 바람의 언덕은 신선대와 해금강을 둘러보고 언덕을 넘어 ..

한려수도 여행기 10 / Valse D`ete

Valse D`ete 지난 여름의 왈츠 영화처럼... 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들이 아직도 또렷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는것들이 있다. 그 영화의 잔영들이 떠오를때마다 나도 그런 장소, 그런 시간에, 그렇게 아름답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 후랑소아 사강 원작의 '데보라 카'와 '진 세벅'이 나왔던 '슬픔이여 안녕(Bonjour Tristesse), - '리챠드 버튼과 엘리자벳 테일러가 결혼을 하며 기념작으로 찍었던 성직자도 어쩔 수 없이 불륜에 빠져들게 했던 미혼모 이야기, '샌드 파이퍼(The Sandpiper)' - 어머니의 옛 연인의 딸을 사랑한(이복동생) '피서지에서 생긴 일(A Summer Place)' - 오래전 죽은 소녀의 환영을 그려 루벤스 박물관의 명화를 탄생시킨, '제니의 초상(Portra..

한려수도 여행기 9 / 多島海에서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이마를 맞대고 서로 팔베개하여 누워있는 곳 섬들이 소근대는 소리는 부드럽다 섬들이 누워있는 모습은 편안하다 하루종일 섬들이 이야기하는 소리. 해가 지려면 아직 멀었던가? 맑은 바람에 씼긴 귀가 편안하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多島海海上國立公園 총면적 2,039.1㎢ 가운데 육지가 약 17%, 해양이 약 83%를 차지한다. 1981년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금오도, 홍도, 도초도, 우미도 등 약 2,300여 개의 섬들을 포함한다. 다도해 일대는 후빙기의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선이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이다. 기후는 위도가 낮고 연중 난류가 흘러 온난다습한 해양성기후를 보인다. 식생은 난대림지역으로 상록활엽수림이 울창하며, 섬에서만 자생하는 특유식물들이 많다. 국립공원 일대는 주요교통로였..

한려수도 여행기 8 / View

View 사람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가장 넓게 바라다 본다는 것은 몸서리치게 짜릿한 희열이지만 어쩌면 다른 한쪽으로는 공포인지도 모른다, 평생동안 제일 높은 자리에 오르려 애썼지만 결국 오르지를 못했다. 언제나 2인자에 머무르고 말았다. 세상은 1인자는 기억을 하지만 2인자는 기억을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아내는 곧잘 1인자에 올라 자신의 영역을 과시하며 통치를 하곤했다. 가장 높고 긴 선로에 매달려 우리는 지금 웃고있다. 이제 그런것들이 뭐 필요하랴! 그저 이제는 휴식을 갖고 싶을 뿐이다. 우리 둘 다. 한려수도 전망 케이블카에서 아내와 함께. 저에게 독신이냐고 궁금해하며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있음을 밝힙니다. 네가 나비였을때, 나는 더 높이 날기를 원했다. 그래서 남자인 나는..

한려수도 여행기 7 / 신선대(神仙臺)

神 仙 臺 거제에서 높은 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그 섬의 가는곳마다 아름다운 크고 작은 섬들로 모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름하여 다도해, 섬이 많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저 한려수도의 푸른 물길은 통영에서 여수, 남해를 거쳐 삼천포로 빠져돌며 사천으로 이어진다.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에 있는 신선대(神仙臺)는 옛날 신선들이 내려와 놀았다 하여 신선대라는 불리운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북설악에도 신선대가 있고 부산에도 신선대가 있다. 그리고 내가 자주 찾은 서울의 도봉산에도 신선대가 있다. 신선들은 이토록 풍광이 좋은곳만 찾아 다녔으니 신선이었다. 이제부터 나도 신선이 되련다. Fly 이제 눈을 뜨고, 가슴섶을 열고 가고 싶은곳으로 가 봐. 분노도, 울분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