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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Journey II / 평창 이효석 문학관

첩첩산골 강원도 평창땅을 지나가다가 하얀 소금을 뿌린듯한 메밀밭을 보거든 차를 세워주십시요. 그곳엔 문학과, 최상급 에로티시즘과, 정이 듬뿍 담긴 인간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역마살이 낀 인생들의 이야기,... 그리고 김환기의 그림같은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와 같은 막연한 그리움의 세계, 그러면서도 거짓말처럼 혈육을 끌어 당기게하는 드라마틱한 요소들... 한번쯤 들려서 소설속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보십시요. 우리나라 고속도로 터널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영동1호터널 부근에는 태기전망대가 설치되어 있고, 이곳에는 이효석(李孝石) 문학관이 세워져 있다. 들어가면 그가 쓴 '메밀꽃 필 무렵'의 이야기와 그가 공부하던 사진, 또한 소설의 모티브가 구성된 장터거리, 주인공들의 미..

Summer, Journey I

Journey I 8월의 시작이다. 장마비가 내리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지루하고 눅눅한 시간이 흐른다. 그렇다고 이대로 시간을 보내기로는 우리들의 남아있는 날들이 아깝지않은가! 이런 날...캠핑도구를 꾸려 목적지없는 여행을 떠나보자. 차의 덥개를 열고 흘러가는 흰구름을 보며 환희와 희망과 욕망에 찬 웃음을 활짝 지으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자. 어제의 슬픔과, 분노와... 서로의 엇갈렸던 감정들을 씻어버리고 오늘은 어느 곳에서 잠을 잘지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보자. - Photo :: Chris Yoon 강원 횡성군 둔내면 태기리에서 ( Nicon / Smat Phon Self Camera) - Copy :: 윤필립{尹馝粒) Journey II / 태기산(泰岐山) 여기는 태기산 정상. 해발 1,261..

남도여행 XVIII - 남도여행기를 마치며

나, 길을가다 언제 이토록 해맑게 웃어보았던가! 두고온 집을 잠깐 잊으면 어떠리, 떠나간 아들녀석 생각을 영영 잊으면 어떠리, 이탈,... 아니 탈선 좀 한들 어떠리, 늘 반복되던 일상에서 빠져나와 한번쯤 새로운 경험을 해본들 어떠리 이렇게 길을 떠나 바닷가에 서면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밀려드는 파도 한 구비 좋은것을. 나, 가슴을 열고 저 바람, 저 파도를 담아보자 세상 근심 걱정 이렇게 사라지거늘... 나, 언제 이토록 해맑게 웃어보았던가! 길을 가다 드넓은 유채밭을 보고 카메라 백에서 숨가쁘게 사진기를 꺼내들고 정신없이 셧터를 누르며 뛰는 가슴을 쓸어내려본지가 언제였던가! 두고 온 집을 잠깐 잊어보면 어떠리. 떠나간 아들녀석 생각을 잠깐 지워버리면 어떠리. 이탈,... 아니 탈선 좀 한들 어떠리..

남도여행 XVII - photographer

잠시 어설프게 선잠이 들었던가? 어둠속에서 카메라를 더듬어 꺼낸다. 커튼을 조금 열고 몇 장 셧터를 누른다. 이것이 photographer의 삶. 하룻동안 촬영 강행군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촬영장비를 푼다. 조수처럼 밀려드는 피로. 그저 쓰러지듯 편히 눞고싶다 그러나 아직 할일이 남아있는듯 벽에 걸린 흑백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불빛, 다시 뛰쳐 나가고 싶다. 어설프게 선잠이 들었던가?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불빛에 잠을 깨었다 어둠속에서 카메라를 더듬어 꺼낸다. Andy가 세상모르고 자고있다. 커튼을 조금 열고 몇 장 셧터를 누른다. 적막을 깨는 셧터 소리. 이것이 photographer의 삶. Photo :: Chris Yoon, Copy :: 윤필립(尹馝粒)

남도여행 XVI - 마이산

나는 오늘도 듣는다. 저 태초의 말(馬)들의 울음소리... 말(馬)... 말(馬)의 귀가 산을 닮았을까? 산이 말(馬)의 귀를 닮았을까? 저 산은 태초의 말(馬)들의 울음소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나는 오늘도 듣는다. 저 산밑에 가서 귀기우리며. 아! 힘차게 들리는 저 태초의 말(馬)들의 울음소리... Photo :: Chris Yoon Copy :: 윤필립(尹馝粒) 나의 조상은 애초에 초원을 달리며 자유를 노래하는 유니콘이었다네. 나는 애초에 초원을 달리며 자유를 노래했다네. 나는 이제 노래를 잃고 태초에 내가 살던 고향을 그리워하지 아! 나의 노래, 나의 영혼, 나의 침묵... 나의 봄은 다시 오려는가? 나의 영혼은 오늘도 구름되어 산봉우리를 떠도네 마이산(馬耳山) 진안고원에 있는 2개의 암봉. 산의 ..

남도여행 XV - 雲柱寺

아,...雲柱寺! 雲柱寺에는 천년 묵은 돌부처들이 유독 많아라. 바위아래 서있기도 모자라 돌을 이고 서있는 돌부처들. 흔적없는 불탄 자리에 아직도 나딩구는 불두(佛頭)들... 아! 천년세월 부질없어라 나 또한 부처될것을. 雲柱寺 彌勒佛 지친 다리 쉬어쉬어운주사 와불님을 뵈러 돌계단을 밟고 산으로 오른다 와불님은 경내에 안 계시고 왜 이 먼 산위에 누워서 이 고생을 시키는가 아서라,부처고 중생이고 간에 누울자리 보고 발뻗는거란다 아하! 그랬구나 해서 될 일, 해서는 안될일. 바로 그 진리가 예있었구나. 전남 화순의 운주사에는 언제 만들어졌는지 모르는 두 미륵불이 나란히 누워있다. 미륵불은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지 56억 7천만 년 뒤에 이 땅에 내려와 수많은 중생들을 광명의 세계로 구원한다는 부처이다. 운..

남도여행 XIV - Reflection

Reflection 반영 [反映] / 사물의 속성 또는 어떠한 사실이나 현상 따위가 다른 사물이나 사실, 현상 따위를 통해 드러남 윗사진 설명 上 : 반영 / 전남 화순 '세량지'에서 下 : 반영 / 전남 개인소유의 유원지 두 장소 모두 반영을 찍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나갔다가 바람이 불어 물의 파동이 있어 실패하고 말았다. 아랫 사진 설명 : '그와 나'上 : Andy가 찍어준 나의 촬영하는 모습 백양사 입구는 반영을 찍기 좋은 곳이다. 특히 신록도 좋지만 단풍이 들면 환상이다. 이 날도 반영을 찍으려 기대를 하고 갔으나 비가 와서 실패했다. 카메라를 메고 다닐 때 우리는 폭포를 뛰어넘는 새벽의 물고기와 같았다 안개가 짙어 앞이 보이질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도 비가 내려 뼈속깊이 스며들어도 한낮의..

남도여행 XIII - 보성 녹차밭

밭고랑 한 줄, 한 줄 세며 오르니 녹차잎향 가슴 깊숙이 들어오며 녹차나무 뿌리처럼 깊게도 박히는구나. 새벽에 눈 비비고 일어나 녹차밭을 오른다. 어둠도 안벗어졌는데 비는 왜 이리도 내리는가. 아하! 녹차 새잎 돋아나라고 내리는 비로구나. 새벽에 눈 비비고 일어나 녹차밭을 오른다.어둠도 안벗어졌는데 비는 왠 비인가.아하! 새잎 돋아나라고 내리는 비로구나.밭고랑 한 줄, 한 줄 세며 오르니녹차잎향 폐 깊숙이 들어오며녹차나무 뿌리처럼 깊게도 박히는구나. - Photo :: Chris Yoon, - Copy :: 윤필립 (尹馝粒) 보성 차밭은 지리적으로 볼때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바다와 가깝고, 기온이 온화하면서 습도와 온도가 차 재배에 아주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한다업관광농원이 이곳에 차재배..

갯펄 - 이재무

사내는 거친 숨 토해 놓고 바지춤 올리고 헛기침 두어 번 뱉어 내놓고는 성큼, 큰 걸음으로 저녁을 빠져나간다 팥죽 같은 식은땀 쏟아 내고는 풀어진 치맛말기 걷어 올리며 까닭 없이 천지신령께 죄스러워서 울먹거리는, 불임의 여자. 퍼런 욕정의 사내는 이른 새벽 다시 그녀를 찾을 것이다 - 이재무의 詩 앞부분 발췌 몇 장의 페이지를 넘기다가 숨이 턱, 막히는듯 멈추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세상에 이런 문장이 있다니! 오래된 문예영화를 한 장면 보듯 욕정이 물씬 묻어나는 싯귀였다 요즘에는 이런 표현을 흔히들 에로틱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라는 말과 이라는 말은 같은 의미는 있으나 조금의 차이가 있다. 에로틱은 성욕을 일으킨다는 말이고 욕정은 육체적인 욕망을 푼다는 말이다 그러니 욕정적이라는 말이 훨씬 더 강하다고 보겠..

- 그의 애송詩 2021.10.26

남도여행 XII -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 / 霧津記行]의 Motive가 된 순천만

끝없이 펼쳐진 갯벌바다, 아침마다 피어오르는 안개, 나는 순천만을 찾으며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 / 霧津記行]을 떠올렸다. - 무진엔 명산물이 ....뭐 별로 없지요? - 별게 없지요. 그러면서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건 좀 이상스럽거든요. -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런 조건이 됭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이 얕은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 그럼 그 오륙 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나는 순천만을 찾으며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 / 霧津記行]을 떠올렸다. 그렇다. 순천만과 김승옥의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