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경에 최초로 들어선 이슬람 왕조의 수도였던 이곳은 구시가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중세의 시간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 모로코 페스에서 가장 화려한 건물은 황금색과 녹색타일로 장식된 페스 왕궁이다.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은 사람이나 동물을 형상화 시킨 장식보다 기하학적인 문양이 발달했다. 또한 이슬람을 상징하는 녹색을 주로 썼다. 페스 왕궁은 촬영이 금지된 곳이다. 그러나 단지 이 황금의 문만큼은 허용되었다. 아침 일찍 페스로 나와 왕궁을 촬영하는데 옆에서 흑인청년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는데 자신을 뒤로하고 건물을 넣고 싶지만 한정거리때문에 다 들어오질 않는 모양이다. 그는 내게로 걸어오더니 셧터를 눌러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기꺼이 그 청년을 촬영해 주었다. 물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