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이야기하건데, '빵'이라는 말은 포르투갈語에서 나온 말이다.
요즘에는 우리나라도 베이커리니, 디저트 카페니, 바케트니 좀 더 외국스럽고 고급스러운 이름으로 부르지
'빵집'이라는 말은 쓰지않는다.
그러나 내가 어렸을때만해도 '**빵집' 혹은 '**당' 이라고 해서 단팥빵이나 도더츠, 소보로등이 있었다.
명맥을 이어온 군산의 '이성당' 단팥빵이나 대전의 '성심당' 튀긴 소보로는 브랜드 네임을 확고하게 심어 자리매김한 예이다. 그래서 오늘은 계속 다른 이름을 안쓰고 '빵'이라고 명기하겠다.
리스본에는 오래된 빵집이 있다. 그냥 오래되서 명맥만 유지하는게 아니고 아침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빵을 사기위해 서있는 줄이 하루종일 계속된다.
때주강에서 벨렘 탑 (Torre de Belem)과 발견기념비(Padrão dos Descobrimentos)를 보고 10여분만 걸어 전차길로 나오면 제로니모스 수도원(Jeronimos Monastery)과 나란히 있다. 어떤때는 수도원을 입장하려고 서있는 줄보다 더 길고 사람도 더 많이 북적인다. 그러나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없이 조용히 줄을 서서 즐겁게 기다린다.
참으로 이색적인 풍경이다.
빵집 Pasteis de Belem은 1837년에 처음 문을 열었으니 180년이 되어간다.
진열대에 있는 종류를 보면 빵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오직 에그타르트(Egg tart / 페이스트리에 달걀 크림을 넣어 만든 후식용 빵)이 제일 잘 팔린다.
빵 한 개의 값은 1유로 5센트로 조금 비싼편이다.
나도 빵을 사기위해 그 긴 줄을 섰다.
주문방법은 먼저 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아야한다. 그리고 매대로 가서 영수증을 지불하면 주문한 빵이 포장되어 나온다. 그러니까 빵을 만드는 작업, 주문받는 일, 포장된 빵을 내어주는 일이 철저하게 시스템화 되어있다.
테이크 아웃을 하지않고 그곳에서 시간을 갖고 싶으면 안으로 들어가서 테이블에 앉아 커피와 빵을 함께 주문하여 먹으면 된다. 나도 안으로 들어가봤다. 밖에서 보던것과 달리 무척 넓은 공간에 또 한번 놀란다.
큰 빌딩을 다섯채나 쓰는데 안은 마치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다. 푸른색 타일을 벽에 붙여 아랍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나는 빵을 파는 매대의 바쁜 광경을 구경하고 싶어서 밖으로 나왔다.
줄을 서있다가 순번이 되면 영수증을 제시하고 조금 서있으면 케이스에 넣은 빵을 건네받게 된다.
나는 키가 크고 단정하게 잘생긴 청년이 내어주는 빵케이스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열어 한개를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계란맛이 강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한 개, 한 개를 은박지로 만든 빵컵에 넣어 오븐에 구워낸 것이다.
빵 맛의 평가는 삼가하겠다. 나는 단팥빵으로 시작하여 도너츠와 식빵으로 만든 센드위치로 입맛이 길들여진 세대다.
그래서 빵이 너무 고급스러우면 왠지 싱겁고 먹고나서도 속이 메시껍다.
입맛이 많이 발전했다는게 대전의 오래된 빵집, 성심당 고로케를 튀겨 도넛처럼 만든 것이다.
그러나 포루투갈에서 때쥬강가를 걷다가 전찻길을 건너 외국인들과 긴 줄을 서서 맛을 본 에그타르트의 추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 잠깐! 참고 상식 / <빵> 이라는 단어를 순수 우리말로 아는 분들이 있는데 <빵>이라는 이름은 원래 포루투갈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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