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Life story 196

병상일기 VI

바람은 저 나무를 흔들며 가고 난 살고 싶었네 몇 개의 길들이 내 앞에 있었지만 까닭없이 난 몹시 외로웠네 거리엔 영원불멸의 아이들이 자전거를 달리고 하늘엔 한 해의 마른풀들이 떠가네 열매를 상하게 하던 벌레들은 땅 밑에 잠들고 먼 길 떠날 채비하는 제비들은 시끄러웠네 거리엔 수많은 사람들의 바쁜 발길과 웃음 소리 뜻없는 거리로부터 돌아와 난 마른꽃같이 잠드네 밤엔 꿈 없는 잠에서 깨어나 오래 달빛 흩어진 흰 뜰을 그림자 밟고 서성이네 여름의 키 작은 채송화는 어느덧 시들고 난 부칠 곳 없는 편지만 자꾸 쓰네 바람은 저 나무를 흔들며 가고 난 살고 싶었네 - 장석주의 '바람' - 몇년째 나는 아프다. 처음엔 시름시름 높은 지대를 올라가거나 빨리, 오래 걸으면 숨이 차오르며 가슴이 뛰고 힘들더니 차츰 심해..

- 그의 Life story 2023.02.28

병상일기 V

퇴원을 하고 9일째 접어든다. 나는 그동안 의사의 지시에따라 열심히 살았다. 송교수는 주사없이 약만가지고 치료를 하겠다고 약을 조제해주었다. 결과 스테로이드(Steroid)를 약으로 조제해주었다. 하루에 복용해야하는 스테로이드(Steroid)가 80알이다. 게다가 내분비과 약까지 합치면 90알이다. 나는 그 약을 한번에 복용해야한다. 인간은 각오하기까지 얼마간의 마음다짐이 필요하지 하려고 마음먹으면 못하는 것이 없다. 눈을감고 세번에 나누어 나는 알약을 삼켰다. 그렇게 4일간을 연속 아침마다 스테로이드(Steroid)를 복용했다. 그러나 달라진것은 없다. 몸의 변화도 없고 얼굴이 조금 붓고, 수면에 들려고 양말을 벗으면 발등이 소복히 부었다. 그리고 얼굴에 홍조를 띄우듯 약간 상기된 혈색으로 자꾸 거울을..

- 그의 Life story 2023.02.23

병상일기 IV

2월 5일 2월 4일. 퇴원을 했다 휑하니 냉기가 돌던 집안이 이제 사람사는 것같이 온기가 느껴진다고 아내가 말한다. 나는 안다. 그동안 내가 병원으로 간후, 아내는 마치 자신의 존재가 없는듯이 살아왔었다. 그렇게 열흘... 아내는 혼자 살았다. 퇴원을 한후, 나는 어제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한번도 깨지않고 잘잤다. 9시에 기상. 혈당을 재본다. 187. 그런데 병원에서는 먹을것은 없고 빵과 과자로만 연명을 했더니 심지어 440대까지 올랐었다. 오늘은 일요일. 하루종일 혼자 시간을 보내고있다. 이것 또한 작은 행복이라고 생각하자. 큰 누나, 작은 누나들과의 전화통화를 한다. 2월 6일 퇴원을 하고 이틀째. 아직 더 나빠진것은 없다. 밤에 자면서도 숨이 가쁘다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일어나 앉아서 밤을 보내..

- 그의 Life story 2023.02.07

병상일기 III

2월 1일. 나는 꼭 더 살아야한다. 이 병원을 나가서 집으로 돌아가서 아무 하는 것없이 무위도식을 한다해도 나는 행복할 것이다. U.S.B.로 음악을 듣는다. 이제는 듣는곡마다 전주만 듣고서도 곡명을 알아 맞춘다. 그만큼 인생을 살면서 음악에 투자한 시간이 많았다. 허긴 음악은 내가 세상을 살면서 내삶의 거의 전부였다. 길을 가면서도, 잠을 잘때도, 식탁에 앉아서도, 마음이 공허할때는 더욱 심취하여 음악에 빠져들었다. 내 U.S.B. 또 컴퓨터 파일에는 수천곡의 음악들이 내장되어있다. 이 음악들을 구하기위해 나는 얼마나 내평생을 애쓰며 보냈던가! 음악뿐만 아니다. 사진을 찍고 수천장의 사진을 작품으로 내놓을때까지 나는 얼마나 힘든 역경을 거쳐던가! 한장의 사진을 이 세상에 남기기위해 어린 나이부터 얼마..

- 그의 Life story 2023.02.06

병상일기 II

입원대기실로 가기전 죽집에서 1월 25일. 심장과 서원우교수 너무 힘들어 진료일(1/29)을 앞당겨 송헌호교수를 찾아가 진료, 입원결정. 입원대기실에서부터 검사시작. 코로나 음성판정을 받고 오후 6시에 11층 내과병동으로 옮기다. 모든 검사 시작. 1월 26일 새벽부터 혈당, 혈압, x-Lay, 심장초음파, ..검사를 두시간마다 실시간 검사. 심장 초음파결과 검사 부정맥이 있고 심장에 물이 많이 차있다는 진단. 이대로라면 심장이식수술까지 거론되고 있다. 밤 3시. 또다시 숨이차고 가슴이 답답하여 호홉곤난이 온다. 당직 간호사에게 얘기했다가 응급실로 옮겨져 온갖 검사를 다 받았다. 심지어 소변구에 호스까지 밀어넣고 소변량까지. 아픔과 고통의 연속속에 밤을 보내고 새날을 맞았다. 1월 27일. 심장기능이 심..

- 그의 Life story 2023.02.05

실내마스크 벗는다

1월 30일부터 실내마스크를 벗는다. 무려 840일만에 실내마스크 벗기가 행해지는 것이다. 처음 실내마스크를 착용할때, 미처 준비들이 안되어 약국앞에 줄을 서서 요일제로 구입을 해야하는 헤프닝까지 벌어졌었다 아무튼 착용'의무'에서 '권고'로 완화된다. 나는 그동안 아밀로이드종을 앓으며 가득이나 숨이차는 병을 앓았는데 마스크까지 써서 더 숨이차는 심한 고생을 했었다. 이번 기회에 아밀로이드종까지 완치되었으면...

- 그의 Life story 2023.01.29

2023년 새해 - 독도 해돋이

독도는 지금으로부터 약 460만년~250만년 전 바다 밑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솟아 나온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하나의 섬이었지만 오랜 시간 비, 바람, 파도에 깎여서 동도와 서도 두 개의 섬, 그리고 34개의 작은 바위섬이 되었다. 파도와 태풍이 만든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은 생긴 모양에 따라 촛대바위, 탕건바위, 부채바위, 물개바위 등으로 이름 붙여진 멋진 조각품들이다. 독도는 고려시대에는 우산도, 조선시대 후기에는 섬이 돌로 이루어졌다 하여 돌섬이라고 불렸다. 후에 전라도와 경상도 남해안 발음에 의해 독섬이라 하였고 다시 독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저 멀리 동해 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 조그만 얼굴로 바람 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 그의 Life story 2023.01.24

2023년 새해 山行.

새해에도 태양은 여전히 떠오릅니다. 북한산, 인수봉... 숱하게도 많이 올랐던 산입니다. 어린시절부터 수없이 보아왔던 인수봉 봉우리. 제 고향이 서울 강북구 우이동 21- 42였죠. 그래서 어린시절부터 그 산봉우리를 보면서 자라고, 청년시절에 늦은 귀가길에도 어둠속에서 그 산봉우리를 바라보며,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갔었죠.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그 옆에 누군가가 빛이 되어주면 그 사람의 인생도 빛이나지요. 사막의 별은 볼 수록 반짝이고 저도 누군가 봐줄수록 반짝이는 존재입니다. 제가 죽는 순간까지 사진을 찍고, 밤이면 돌아와 글을 쓰고... 이 끝없는 어려운 작업이 누군가 봐주기때문에 빛이 난다는 것을 죽을때가 가까워서야 알게 되었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죠. 이젠 좀 더 겸손해져야겠습니다. 백..

- 그의 Life story 2023.01.23

병상일기

2023. 1. 15. 새벽 3시에 잠이깨었다. 숨이 차고 호홉곤난이 와서 잠이 깨었다. 누워있을 수가 없을정도로 가슴이 답답하고 이대로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았다. 일어나 앉았다. 앉아있으면 고통은 조금 덜 하다. 폐에 물이 차있는 것이 위치변동에 따라 조금 더, 덜 차이가 있는듯하다. 책상앞에 앉아 사진 수정을 하면서 크레이티브 능력을 키워나가다보면 시간이 잘 간다. 새벽 5시. 아내의 방에서 인기척이 난다. 아내도 일어날 시간이다. - 잘 잤어요? - 음. 그럭저럭 조금 잤어. 나, 주사 좀 놔줘. 아내는 이내 주사준비를 하여 내 방으로 왔다. 조그만 주사가 두 대. 이뇨제와 호홉을 원할하게 해주는 주사다. 아내는 연달아 두 대의 주사를 놓고 주사놓은 자리를 문지르면서 젊은시절의 내 몸과 현재를 ..

- 그의 Life story 202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