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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Yourself A Merry Christmas

Have Yourself A Merry Christmas 근 한달동안의 동안거(冬安居), 묵언수행(默言修行)을 거쳐제주로 卍行을 떠나晩行으로 떠돌다가 온갖 萬行을 하며 제주에서 한달만 살기로 작정을 하고 눌러앉았다가 어느날 훌쩍 부산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해운대에서 하루밤을 꼬박 새우고 7번 국도를 따라오다가 정동진 바닷가에서 해맞이를 하고 밤 기차를 타고 밤 새 달려 청량리역에 도착, 아이러니하게卍行으로 떠난길이가족과 크리스마스 이브를 함께 보내려 다시 돌아왔다 아내는 성탄미사에 참석, 성당에서 새벽에 돌아오고 아들아이는 친구들과 스키여행을 떠났고 나는 오랜만에 재즈 바에 앉아서 붉은 와인을 마시며 재즈를 듣고 있다. 조용한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고 있다Have Yourself A Merry Chris..

Adieu 2013, Adieu La Plag

Adieu 2013, Adieu La Plag 이제 장엄한 축제가 막을 내리려한다 수많은 발길이 어지럽게 오고 간 자욱 태양의 아들아 그대 돌아가는 빈 자리에 길잃은 갈매기 한 마리 외롭게 비상한다 태양처럼 뜨겁고 파도처럼 거칠었던 2013년 좋은 일은 오래 곁에 머물지 않고 궂은 일만 뇌리에 남아있듯 한여름의 열기가 식어가자 모두들 총총히 떠나 버리고 빈 바다, 저 혼자만이 출렁이고 있다 모두들 총총히 떠나 버린 빈 바다 나 혼자만이 서성대고 있다 텅 빈, 빈 바다, 모래위에 가만이 적어본다. Adieu 2013 사진설명 ::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어디서나 장관을 이루지만 정동진에서 바라보는 해돗이는 특히나 아름답다. 한 해가 시작되는 해돗이를 보려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밤기차를 타고 몰려와 모래..

겨울여행 XI /정동진(正東津)

정동진 정호승 밤을 다하여 우리가 태백을 넘어온 까닭은 무엇인가 밤을 다하여 우리가 새벽에 닿은 까닭은 무엇인가 수평선 너머로 우리가 타고 온 기차를 떠나보내고 우리는 각자 가슴을 맞대고 새벽 바다를 바라본다 해가 떠오른다 해는 바라 위로 막 떠오르는 순간에는 바라볼 수 있어도 성큼 떠오르고 나면 눈부셔 바라볼 수가 없다 그렇다 우리가 누가 누구의 해가 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만 서로의 햇살이 될 수 있을 뿐 우리는 다만 서로의 파도가 될 수 있을 뿐 누가 누구의 바다가 될 수 있겠는가 바다에 빠진 기차가 다시 일어나 해안선과 나란히 달린다 우리가 지금 다정하게 철길 옆 해변가로 팔짱을 끼고 걷는다 해도 언제까지 함께 팔짱을 끼고 걸을 수 있겠는가 동해를 향해 서 있는 저 소나무를 보라 바다에 한쪽 어..

겨울여행 X / 釜山에서

해운대 백사장에서 유하 해운데 백사장을 걸었다 무너지기 직전의 노을 오늘도 하루의 세상이 용서 받는다 노을 같은 마음으로 살리라 내가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이 나를 나았다는 생각 욕망이 또 하루분의 나를 낳을 때. 파도의 운명을 생각했다. 끊임없이 몰려오고 또 몰려오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삶의 모래사장 위에 글씨쓰기 지우개처럼 몰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고작, 글씨체가 불만스러웠다 노을이 마지막 손길을 저어 물었다 내 상처의 색깔도 나와 같니? 난 아직 멀었다고 했다 인생이라는 뻔한 내러티브의 드라마 나는 한치 앞만을 내다보며, 웃는다. '새운 상가 키드의 사랑'중에서 재즈6 / 유하 해운대 백사장에서 송유미 사업에 실패하고 보니, 해운대 백사장에서 살게 되었더란다. 이 세상살이, 너도 나도..

겨울여행 IX / 겨울바다, 그 아파했던 흔적들

겨울바다, 그 아파했던 흔적들 윤필립 상처가 너무깊어 떠나질 못했던 서러움들이 가슴 밑바닥에서 부터 출렁이며 떠오를때면 해지고 어둠이 깃드는 모래밭에 수행자의 어려움을 보여주기도 했었지 매우 유감스럽지만 죽음과도 맞바꿀 수 없던 나의 아집(我執)은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고 헛된 욕심들은 바람에 날아가 버렸지. 자유롭게 떠돌며 진리를 찾고 있는 내 마음은 삭막한 겨울바다로 찾아와 모든걸 회복하고 있다. 모래와 바다, 그 모든 것들은언제나 그자리에 있고 다시 파도칠 준비를 하고있다 바다의 모든 유희도 불구하고 나는 지난날의 흔적을 잊으려 애쓰고 있다. 때를 맞추어 파도가 내 지난 유년의 상흔(傷痕), 그 흔적마저 지우고 있다 수평선 위로 태양은 다시 떠오를테고 시간은 계속 흘러가겠지 어둠속을 떠다니는 내 영..

카테고리 없음 2021.10.24

겨울여행 VIII / 卍行 , 晩行, 萬行 ...

卍行, 晩行, 萬行... 낯 선 곳, 섬으로의 여행은 얼마나 흥미로운가 어느 누구도 밟지않은 땅이라 생각하며 밟고 스쳐가는 바닷가 그러면서... 운명적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화산 분화구와 용암이 흘러내린 암반 이곳은 오래전 심해(深海)였다 암반위에 엎드리면 아직 태초의 해초향(海草香)이 묻어난다 해초향(海草香)에 몸을 적시려 암반위에 엎드려본다 그러면서 몸짓으로 글씨를 써본다 S... o ...l ...i ... t ...u ...d 흐린날 사진찍기를 좋아한다 흐린날의 사진은 무채색에 가깝다 훗날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 할것이다 이게 칼라야? 흑백이야? 그러나 분명 칼라다 루페로 들여다보면 사원색이 존재한다 세상은 묻혀있는듯 조용히 사는것도 한 방법아닌가? 내 사진이 그렇게 말해준다 낯 선 ..

겨울여행 VII / 내 귓전에 그대의 음성이 사라지는 날까지

내 귓전에 그대의 음성이 사라지는 날까지 윤필립 한때 저 어두운 하늘 먹구름속에서 빗줄기 쏟아지듯 걷잡을 수 없는 날들 있었지 그런날,여름날의 바다는 마냥 푸르고 우리의 추억은 천진스럽기만 했어 지금 나는 삭정이라도 줏어모아 불을 지피고 작은 추억이라도 한순간 지독하게 끌어안아보는 것이야 내 귓전에 그대의 음성이 사라지는 날, 그날은 언제쯤일까?... 아직도 이명(耳鳴)처럼 들리는 그대의 노래소리 내 귓전에 그대음성이 사라질때까지 나는 고해성사(告解聖事)를 하듯 바닷가에서 혼자 이야기를 계속해야지. 이제야 알겠어 젊은날의 아를답던 연애는 늙으말녁의 고해(苦海)가 된다는것을. 지금 듣는 음악은 너무나도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 조르쥬 비제(Georges Bizet, 1838-1875)의 중에 나오는 아리아, ..

겨울여행 VI / Day of Life (삶의 나날)

Day of Life 아! 당신이 헛되이 보낸 오늘이 어제 죽어간 사람들이 그토록 열망하던 내일이었습니까? 저에게 좀 더 시간을 주십시요 저 또한 죽어가며 헛되이 보낸 오늘을 열망하기 전에... 헤르만 헤세는 죽기전 스위스에 있는 작은 마을 '몬타뇰라(MONTAGNOLA)로 가서 그의 대표작들인 '데미안', '유리알 유희', '싯다르타', 등을 집필하고, 수채화를 그리며 43년간을 지냈다고 한다. 지금 듣는 이 음반은 '베른바르트 코흐(Bernward Koch)'가 헤세에게 헌정한 곡이다.이 곡들 속에는 그가 '헤세'의 발자취를 따라 '몬타뇰라'에 까지 이른 여정이 잘 나타나 있다. 나는 제주에 오면서 이 음반을 찾아 전곡을 MP3에 담아가지고 왔다 석양무렵 바닷가를 거닐며, 혹은 바닷가를 거닐다 들어와..

겨울여행 V /성산포에 눈이 내리면

성산포에 눈이 내리면 윤필립 눈 속에 잠들어 있는 섬 엎드린 허리가 부러지지 않을 만큼 꼭 그만큼씩만 눈이 오는 소리 성산포에 눈이 내리면 바다도 고요하게 잠을잔다 눈 내리는 성산포 모텔방에서 혼자 리모콘을 누르며 의미도 없이 헐떡대는 포르노를 본다 뭔가 울컥하고 달려드는 그리움 같은것이 있다 아, 눈오는날 고개드는 부질없는 性慾이여 객적은 욕정 불질러 보면 그건 그저 돌아갈 수 없는 먼 젊은날의 향수같은것이어라 눈 내리는날 모텔방의 적막, 혼자 누워있는 권태로움, 덧없이 들리는 일상의 소음들. 스파의 물소리, 포르노 신음소리, 눈이 오는 소리, 바다가 잠 드는 소리, 오늘, ... 성산포에 눈(雪)내린다. 서귀포의 바람, 애월의 파도, 북촌의 눈물, 눈 위미의 수평선, 쇠소깍의 고요를 생각하며 두려움과..

겨울여행 IV / 白鹿潭에 흰사슴이 다시 오기에는 - 윤필립

白鹿潭에 흰사슴이 다시 오기에는 - 윤필립 白鹿潭에 흰사슴이 다시 오기에는 윤필립 고요하던 마음에 설레임이 온다 백록담에 살던 흰사슴이 목을 적시던 태고적 그대로의 호수같은 마음이다마는 이렇게까지 마음 설레일줄은 나 또한 애당초 생각지를 못했었다 그래도 얼마간은 사슴이 살리라던 기다림이 아주 무너지는 순간 호수엔 천둥이 크게울며 마구 세찬 기세로 비가 내렸다 끝간곳을 모를 설레임은 아니라고그래도 믿어보는 마음이다마는 백록담에 흰사슴이 다시 오기에는 이제는...가시밭 자갈길이 너무도 험하다 어느 황혼이 곱던날엔 쓸쓸히 떠나보낸 이별도 있었고 떠나보낸 그 아쉬움을 나혼자 다스리다 끝내는 못다스려 이렇게 마음 또한 사뭇 황량해졌다마는 그렇다고 무작정 세월만 가랄 수도, 보낼 수도 없는 일 마른 삭정이에도 이듬..

카테고리 없음 2021.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