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鹿潭에 흰사슴이 다시 오기에는 - 윤필립
白鹿潭에 흰사슴이 다시 오기에는 윤필립
고요하던 마음에 설레임이 온다
백록담에 살던 흰사슴이 목을 적시던
태고적 그대로의 호수같은 마음이다마는
이렇게까지 마음 설레일줄은 나 또한 애당초 생각지를 못했었다
그래도 얼마간은 사슴이 살리라던 기다림이 아주 무너지는 순간
호수엔 천둥이 크게울며 마구 세찬 기세로 비가 내렸다
끝간곳을 모를 설레임은 아니라고그래도 믿어보는 마음이다마는
백록담에 흰사슴이 다시 오기에는
이제는...가시밭 자갈길이 너무도 험하다
어느 황혼이 곱던날엔
쓸쓸히 떠나보낸 이별도 있었고
떠나보낸 그 아쉬움을 나혼자 다스리다 끝내는 못다스려
이렇게 마음 또한 사뭇 황량해졌다마는
그렇다고 무작정 세월만 가랄 수도, 보낼 수도 없는 일
마른 삭정이에도 이듬해 새순이 나고 꽃이피듯
황량해진 백록담에 다시 흰사슴이 오기에는얼마나 더 세월이 흘러야만할까
"..........................................."
찬 아침 이슬 서리 밟으며 흰사슴이 오기에는
길이 너무도 험하고 조악해졌지만
그러나... 만약에...다시 흰사슴이 온다면
찬 이슬 내린 자갈길 다듬으며
백록담 오르는 비탈마다 나는 뻐꾹채 씨앗을 곱게 심어 놓으리
백록담(白鹿潭)... 흰 白, 사슴 鹿 , 못 潭
즉 흰사슴이 뛰어놀았다는 한라산 봉우리 위에 깊게 파진 (火口湖).
동서 길이 약 600미터,
남서 길이 약 500에 이르며
거의 사계절 내내 물이 고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