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258

조선 왕실이 소유했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섬, 저자도

한강에 못 보던 섬이 나타났다. 서울 환경경연합에 따르면 1970년대 한강 사업으로 골재 채취가 이뤄지면서 사라졌던 저자도가 50여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저자도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성동구 옥수동 사이에 있다. 정확히는 옥수동 강변북로 아래에 있다. 저자도는 이름난 섬이었다. 조선 시대 때 풍관이 좋아 왕실이 소유했을 정도였다. 15세기 문신 강희맹은 '봄꽃이 만발해 온 언덕과 산을 뒤덮었네'라며 저자도의 비경에 감탄했다. 유명 화가인 정선과 김석신이 저지도 풍경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 백사장이 넓어 기우제, 출정하는 병사들의 전송 행사를 여는 곳으로도 이용됐다. 강남구 디지털강남문화대전에 따르면 조선 전기에 저자도는 태조 이복형제인 의대군(義安大君) 이화의 소유였다. 이후, 세종 때 왕실 ..

- 그의 이야기 2023.02.19

내 마음을 울린 감동어린 이야기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간, 여동생이 중증 뎅기열에 걸려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은 오빠는 부모님 대신, 곧장 비행기를 타고 현지에 도착하였지만, 동생과의 만남은 이틀밖에 없었습니다. 안타깝지만 동생은 일어나지못하고 객지에서 숨을 거두고 오빠는 동생의 장례를 치러야만 했습니다. 갑작스런 사고에 영사관과 한인회의 도움을 받아 화장을 마쳤고, 비행기 티켓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탑승수속을 하면서 유골함이 있다고 항공사 직원에게 알렸습니다. 항공사 직원이 미리 연락을 받았다며, 조금이라도 편하게 가실 수 있게 두 좌석을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예약을 도와준 교민이 동생과 같이 간다고 귀띰을 해줘, 항공사에선 그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 할때는 공항직원이 좋은 시선으로 보질않았고, 유골함..

- 그의 이야기 2023.02.15

어느 노부부의 결혼기념일 선물, 사과 이야기

지난 가을, 나는 항암치료를 받고 온 몸의 에너지가 빠진후 체중마저 20Kg이 줄었었다. 그렇게도 아무것도 맛을 느끼지못하고 식욕이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암환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모두 그렇다. 그들은 식욕을 잃고 거의 빈사상태까지 간다고했다. 그런데 아는 지인들이 나에게 보은을 베풀었다. 어떤분은 노인들에게 좋다면서 장흥 백양사인근의 산에 감나무를 심어서 수확했다고 홍시를 만드는 대봉감을 두 박스나 보내주시고 또 어떤분은 사과를 한 상자 보내주셨다. 사과도 제일 맛이 들고 적시에 따야한다면서 시기를 기다렸다가 제일 맛이 들었을때 따서 보내주셨다. 나는 병원에 입원해있을때 내 병동에 책임간호사로 있던 분의 경험담을 들었는데 하도 감동어린 이야기라서 잊지않고 여기에 필력한다. 남편의 마지막 선물 그녀가 ..

- 그의 이야기 2023.02.13

유년(幼年), 산토끼몰이의 추억

눈이 내린다. 소리없이 자욱히 나린다. 두고온 유년(幼年)시절의 고향이 그립다. 첩첩산중이었다. 독일의 세계적 작가인 헤르만 헷세가 그의 창작의 원천은 고향의 어린 시절의 숲속이었다고 말했다. 맞다. 고향, 유년시절, 자연을 모르고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좋은 글을 쓸 수는 없다. 아득한 어린시절, 삼한사온이 명확하고 눈도 많이오고 추웠다. 긴긴 겨울밤도 자고 아침 일어나면, 눈이 허리까지 쌓여 고립되기도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이웃집끼리 눈길이 트이고 나면, 동네악동들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몽둥이 하나씩 들고 산토끼사냥에 나선다. 산짐승들도 며칠을 눈속에서 굶고나면 마을로 내려온다. 우리 악동 5~6명은 안전무장을 하고 꽤나 험하고 깊은 마을 뒷산으로 가서 흩어져 고함을 치며 토끼몰이를 한다. 그..

- 그의 이야기 2023.01.13

참 따뜻한 세상

보호수목이 된 느티나무 한 그루 아랫도리를 마냥 내주고 있다 바람이 들며 조금씩 벌어지는 속살 보이지 않는 틈을 비집고 들짐승 한 마리 매일 들어와 놀다간다 푸석거리고 쩍쩍 갈라지는 살을 부비며 흐벅지게 놀다간다 빗물에 눈보라에 오래 담금질한 것들, 비로소 썩어야 한껏 몸을 내주는 것이다 - 사진 / Chris Yoon :: 올림픽공원 몽촌토성에서 - 글 / 임동윤의 인용 임동균시인의 을 읽고 할말을 잃었었다 뭔가 머릿속에서는 연관이 지어지는데 딱히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그냥 평범하게 받아드리자면 '깊은산속 옹달샘'같은 동화인데 내 머릿속에서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와 생명의 씨앗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산책을 나갔다가 대단한걸 보고 말았다 토성에 있는 늙은 상수리나무 밑둥치 ..

- 그의 이야기 2023.01.11

언 江

밤새 귀 기우려 들어보면 밤마다 강이 운다. 강밑으로는 물이 흐르는데 강은 얼어서 쩡쩡 소리를 내며 울고 있다. 어디서부터 강은 시작되었는지 ... 눈덮인 산하를 가로질러 흘러내리고 얼음장 밑으로 강물은 흘러내리고 있다. 해가 떠오르고 새벽강으로 고기를 잡으러 나온 사람들이 지나가면 강은 이윽고 갈라지고 얼음으로 떠다닌다. 아주 멀리 나무숲을 지나고 나서야 강은 강으로서 존재를 한다. 내가 사는 곳. 서울 잠실. 아주 오래전에 이곳은 나룻터였다. 지금은 124층 빌딩이 서있고, 그 아래 아파트들이 올망졸망 서있다. 저 강... 저 강위의 돌맹이가 봄이오면 강밑으로 가라앉듯이 나도 견뎌야 한다. 이 기나긴 겨울을.. - Chris Yoon

- 그의 이야기 2023.01.09

Happy New year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해가 밝았습니다. 2021년, 2022년. 저는 계속 아파서 투병했습니다. 이번 2023년 부터는 원래 제 성격처럼 누구와 다투지않고, 유순하고, 혼자 초원에서 살아나가듯 ... 그렇게 살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사는 서울, 잠실에도 이제 서서이 날이 새겠죠. 나는 이 축복받은 거리를 좋아하고 한평생을 이곳에서 살았습니다. 새벽마다 올림픽공원으로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고 사계절 변하는 공원풍경을 찍고, 건강을 다지며 살았습니다. 축복받은 삶이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5시 35분, 제가 일어나던 시간이군요. 그런데 오늘 밖의 온도는 상당히 춥습니다. 어느핸가 보드카를 몇 병 샀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눈쌓인 올림픽공원으로 들어가서 눈에다 묻고 詩 하나 외우고 한 잔, 또 詩 하나 외..

- 그의 이야기 2023.01.01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해

한 번 가슴에 들어왔던 행복한 기억들은 평생 잊혀지질 않는다. 사람들은 그 기억을 가슴에 안고 살아 나간다. 기억한다. 2011년 5월, 공원산책길에서 주먹만한 아기토끼를 보았다. 아마 5월초에 태어난듯, 태어나서 눈을뜨고 어미의 젖을 뗀지 채 일주일도 안된듯하다. 야생 들짐승이 그리도 많은데 용케도 살아남았다. 대견스럽다. 가까이 가도 두려움이나 경계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의 사는 방법인양 풀만 뜯어먹는다. 내 아들도 5월에 태어났다. 꼭 저렇게 토끼같이 작고 예뻤다. 배가 고프면 울고, 우유병을 대주면 먹고, 그리고 잠을잤다 한살, 두살, 세살... 스물여덟. 그렇게 자라며 이뿐짓만 해서 나는 행복했었다. 지금도 그애가 자라면서 보여줬던 이뿐짓들이 자꾸 새록새록 눈앞에 떠오른다. 그 기억들은 내가슴속..

- 그의 이야기 202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