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258

드라마 '작별(作別)', 그리고 '인간극장'

요즘 나는 T.V.드라마 한편에 빠져있다 고전 드라마를 재방영하는 채널에서 편성한 드라마인데 시간을 지켜서 꼭 본다. 잘 나가는 대학병원 신경외과 과장이 암으로 시한부 삶 선고를 받고 인생을 정리하면서 아내와 세 딸, 그리고 사위들, 부모와의 관계(우리나라는 혈연관계가 늘 중요하게 따른다). 그리고 그 가족들의 입장, 당사자들 주인공 한진희의 받아드리지 못해 분노를 표출하다가 어쩔 수없이 받아드리는 암투병 과정, 아내 역 윤여정의 울부짖는 대사로 35%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50대 신경외과 의사를 통해 삶의 가치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던지는 드라마다 《작별은 정확히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1994년 6월 13일부터 1994년 12월 27일까지 방영된 57부작 SBS 월화드라마로 김수..

- 그의 이야기 2022.05.30

대한민국의 제 20대 대통령 취임일

대한민국의 제 20대 대통령 취임일이다. 나는 솔직한 마음으로 오늘로서 가슴에 쌓인 응어리라던가, 아무리 털어내려해도 털어지지않고 오히려 달라붙는 티껌블같은 것들을 털어낸듯 속이 후련하다. 지난 5년간 나는 무척 힘들었다. 나의 잘못이 아닌 옳지않은 대통령을 모시고 사느라고 고생이 많았던 샘이다. 처음엔 그가 사내다워보이는 면목도 있어보였고, 또 조*, 임종*등 함께 찍은 사진이 나돌며 잘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모습이 약간은 선동적으로 다가와 유혹도 받았고, 나는 그를 안찍었지만 젊은이들이 뽑아줘서 그래도 설마 자신들의 앞길을 생각하고 보는 눈이 있겠지... 하며 부정적이던 마음도 긍정적으로 돌리며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부터 나라는 시끄럽고 집값은 올라 그가 지명한 국토부장관 ..

- 그의 이야기 2022.05.10

필립(馝粒)이

아이는 자라면서 10살까지 효도를 다 한다, 다섯살까지 이뿐짓, 일곱살되면서부터는 미운 일곱살. 그렇게 아이는 10살까지 눈에 넣어도 안아플정도로 부모의 혼을 쏙빼놓으며 효도를 다 한다. 오늘은 어린이날. 부모들에게 저마다의 추억이 있는 날이다. 나도 젊은 30대시절에 아들아이와 어린이 대공원으로, 백화점의 어린이 장난감코너로 나들이를 갔었다. 그때는 차도없어서 전철로, 택시로, 걷는동안은 목말을 태워서 다녔었다. 하루종일 놀기에 신이났던 아이는 돌아오는 길에 잠이들어 내 품에서 천근만근이나 무겁게 늘어졌다. 그녀석을 안고 돌아오니 나도 맥이풀렸다. 내 평생 이제 어린이날은 의미가 없게되었다. 현세(現世)에서는 손주를 안아주고 예뻐해줄 운은 타고나질 못했나보다. 손주녀석이 태어나도 아들의 어린시절을 떠올..

- 그의 이야기 2022.05.05

잠실, 석촌호수의 벚꽃길

벚꽃이 아름답게 피었다가 지는 계절이다. 나는 2022년의 봄을 맞아 우리에게 무심코 왔다가 어느새 소중하게 자리 한구석을 차지하게 된 것들을 생각해보려한다. 우리나라엔 벚꽃이 유명하지않았다. 그리고 썩 좋아하질 않는 꽃이었다. 오히려 복숭아꽃, 살구꽃이 더 유명하고 벚꽃은 왜놈의 꽃이라고하여 천대시했었다. 내가 여덟살무렵, 숙부댁으로 가서 학교를 1년간 다닌적이 있었는데 청주 무심천 옆에 있는 주성국민학교였다. 청주의 무심천은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큰 내천으로 기차가 다니는 철다리와 청주역과 주거지를 이어주는 횟다리가 있고 냇물 양쪽엔 얕으막한 뚝이 있었는데 뚝에는 일본인들이 심어놓았다는 아름드리 벚꽃나무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나는 그 뚝을 지나 냇물을 건너서 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서울로 온후, 다시..

- 그의 이야기 2022.04.17

남자의 리듬VII

남자의 리듬 VII 남자의 나이 예순, 우리는 남자의 나이 예순을 비로서 완성된 나이라고 한다. 남자는 비로서 완성되어 자기자신으로 돌아왔다. 더 이상의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서재로 돌아와 앉은 남자는 밤새 고온다습(高溫多濕)의 변화가 심한후, 안개가 서린 밤을지내고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로 태어난듯 맑고 투명해졌다. 정년퇴직을하고 연금개시를 기다리며 노후를 계획하는 남자의 나이, 예순살은 인생의 황금기이다. 더 이상의 욕심을 내지않고 포기할것은 포기하고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회사일을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나온 남자는 한동안 자신의 능력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음에 분노에 떨기도 했지만 모든걸 현실로 받아드리고부터는 홀가분해졌다. 돈을 더 벌어서 유학간 아들에게 보내지않아도 되고, 친구들을 만나 밤새 술을..

- 그의 이야기 2022.04.07

남자의 리듬 VI

남자의 리듬 VI 남자는 일본으로 가서 Denz(電通광고회사)에 있는 옛친구를 만났다. Denz는 은좌거리의 중심부에 있으면서 3채의 건물에서 일을하는 회사로서 방문객과의 미팅은 모두 로비에서 이루어지고 내부는 출입이 허용되지않는 곳이다. 남자는 특별히 안면이있는 중역, 요시나가의 배려로 내부까지 들어갔다 그리고 은좌거리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그들이 일하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분업화가 이루어져 스튜디오마다 한가지씩의 제품만 촬영하는 곳, 철저히 분업화가 이루어져 자신의 영역을 끝마치면 다음단계로 넘겨주는 정확한 프로세스. 남자는 우리현실의 잘못됨을 크게 깨닫고 인정하며 그에대한 합리성을 찾았다. 귀국을 한후 남자는 곰곰히 생각했다. '그래,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해보자. 하찮다고 남들이 도외시하는 제품들을 ..

- 그의 이야기 2022.04.06

남자의 리듬 V

남자의 리듬 V 남자는 군복을 입고 입사시험장으로 갔다. 실기시험은 한창 미국으로 수출하는 주력제품을 내놓고 상품광고와 기업P.R.을 해보라는 출제가 나왔다. 1차 시험이 통과되고 2차시험은 면접이었다. - 학교에서는 어떤 공부를 했고 군대에서는 무슨일을 하고있습니까? 기업총수의 질문. - 네, 학교에서의 전공은 조각이었고 부전공으로 상업미술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공군사진반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D실업에 공채2기로 입사가 결정됐고 기업총수는 자신이 사용하던 라이카카메라를 넘겨주며 마음껏 홍보를 해보라고 한다. 이분이 훗날 대우(大宇)그룹의 신화를 창조한 김우중회장이다. 신입사원 시절들 - 제일 첫번째 흑백사진은 대우사보에서 공모한 詩부문에서 장원을하여 상금을 탔던 프로필 사진이고 두번째 ..

- 그의 이야기 2022.04.05

남자의 리듬 IV

남자의 리듬 IV 세상의 모든 생명은 가던 길을 잃으면 죽음에 이르른다. 그것은 우리가 무심코 잡은 어린새를 날려보내지않고 방안에 가둬놨을때 이튿날 날개를 늘어뜨리고 죽어있음과 같다. 남자는 군대를 가기위해 낙향을했다. 그러나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다. 남자는 혼자 사는 친구의 아파트로 가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입대할 준비를 시작했다. 남자는 최전방으로 가기보다 공군으로 가기를 원했다. 그것도 공군 사진병을. 그러나 공군사진병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매달 기수마다 사진병을 뽑지도 않을뿐더러 사진병은 이미 가문좋은 집안의 자제들로 정해져있었다. 그래도 남자는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준비를 해나갔다. 친구에게 부탁을하여 대학 사진반의 암실을 빌려 현상과 인화를 실습하고 책을 사서 사진학 공부를 하며 실력을 길렀..

- 그의 이야기 2022.04.04

남자의 리듬 III

남자의 리듬 III 1971년, 그 한 해는 유난히도 짧았다. 남자가 홍익대학에서 무언가를 알아가려할때 시간은 멈춰주지를 않고 남자를 내몰았다. 학교캠퍼스는 군사정권이 장악, 군인이 교관으로 부임을 하여 칼빈총으로 총검술을 시키며 교련복이라는 이름으로 제복을 만들어입히고 다리에는 각반을 차고 허리에는 탄창을 꽂은 벨트를채워 일정시대의 학도병을 재현시키며 군기를 잡았다. 남자는 카빈총을 들고 교관이 시키는대로 총검술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날적마다 학교도서관으로 가서 미술책들을 열람했다. 고대미술에서 부터 르네상스시대 미술,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알베르토 자코메티,..등 수많은 책들을 대여하여 쌓아놓고 저녁해가 넘어갈때까지 눈을떼지않고 보다가 교정이 어둑해질 무렵에야 학교를 나왔다. 그러면서 괴목(느티나무..

- 그의 이야기 2022.04.03

남자의 리듬 II

남자의 리듬 II 1967년, 그 해의 봄볕은 유난히도 화사했다. 서강(西江)에서 와우산으로 바람이 불어오면 아카시아향이 교정으로 내려와 흩어지며 코끝을 간질겼다. 남자의 대학생활이 시작되었다. 남자가 본 홍익대학의 캠퍼스엔 두부류의 학생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나는 한번 입었던 옷은 다시 안입는듯 매일 멋있게 옷을 갈아입고 캠퍼스를 패션쇼 무대로 삼아 멋을 부리며 학교를 드나들며 강의를 듣고 강의가 끝나면 어디론가 사라지는 학생둘과 또 한 부류는 머리와 수염까지 길러 외모를 아무렇게나 방치한채 빈 강의실에서 잠을자고 실기실에서 밤늦도록 실기에 열중하는 빈민층의 학생들이었다. 남자는 멋을 부려서 옷을 멋있게입고 강의가 빈 시간에는 서교시장 철길동네로 가서 급우들과 술도 마시면서 어중간하게 새학기를 보내었다..

- 그의 이야기 202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