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 258

Wedding VI - 아직 끝나지않은 이야기들

오늘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갔고, 성공도 했고, 실패도 한 Wedding에 대해서 글을 끝맺으려 한다. 그러나 이 글을 써내려가면서 내 나름대로 머릿속에서 정리된것이 분명히 있다. 어떤 Wedding도 성공을 한것도, 또 실패를 한 것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했던 Wedding에 만족을 하며 살었다면 성공한것이고, 늘 불만족스러웠다고해도 뭔가 느껴진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은 했으리라고 생각된다. 여기 몇 커플의 대상을 놓고 조금씩 그들이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메시지를 전하려한다. * 로맹가리(Romain Gary)와 진 세 버그(Jean Dorothy Serberg) 우선 나는 세기의 지성커플, 로맹 가리(Romain Gary)와 진 세 버그(Jean Dorothy Serberg)의 이야기를하겠다 세상..

- 그의 이야기 2022.11.27

Wedding V - Photo / I Love You

편집을 하면서 사진을 보니 유달리 눈에 띄는 사진이 있다. 이 사진은 1967년 내가 스무살때 찍은 사진이다. 누나와 매형이 갓 결혼식을 마치고 집으로와서 인사를 한후, 신혼여행을 떠나기전 대문앞에서 두 분을 기념촬영한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진의 기본적인 요소, 핀트와 노출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보통 기념촬영하면 증명사진 찍듯이 나란히 서서 표정도 어정쩡하게 찍는데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마주서서 웃는 모습이다. 지금봐도 하나도 어색한 구석이 없다. 흠을 잡을래야 잡을데가 없다. 혹 어떤사람은 사진을 너무 욕심을 냈다고 한다. 한 사람의 표정만 잡고 한사람은 뒤에서 잡아도 됐을걸 그랬다고... 그런데 구태여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두 사람 다 잡을 수 있는데 왜 한 사람의 표정만 잡으란 말인가! 무엇보다도..

- 그의 이야기 2022.11.25

Wedding IV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아이가 있었다. 어른들은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씩 했다. - 아이고, 나중에 얼마나 참한 색시를 데려오려는지? 마치 선녀가 하강한듯 조용하고 어여쁠게다. 내성적인 아이는 점차 성인이 되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었다. 분명히 누군가 처음 만날때부터 가슴에 서늘하게 다가오며 이것이야말로 운명적인 사랑이로구나! 라는 느낌이 오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운명적인 사랑은 나이가 들면서부터 점점 멀어졌다. - 이거 손해보고 치는 고스톱판 아냐? 왠지 헤어지고나면 내가 더 월등하게 낫고 상대방이 많이 모자라는 것 같았다. 아니, 분명 이건 밑지는 장사같았다. 언젠가부터 상대방의 외모와 조건을 저울질하기 시작했고 운명적인 만남은 오지를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망서리다가 끝내 손해보는 기분으로 결혼..

- 그의 이야기 2022.11.24

오래된 흑백사진 VII - 外界

작년, 2021년 10월부터 나는 아팠다. 그저 사치스럽게 마음의 병을 앓은 것이 아니라 혈액암으로 인한 심각한 아밀로이드종 이었다. 심장및 장기를 에워싼 단백질이 온몸의 기능을 막아서며 숨이 차올랐다. 세걸음만 걸으도 숨이 턱까지 차올라 가로수를 붙들고서서 진정이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숨결이 고르다싶으면 다시 걷고... 숨이 차오르면 또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 다리에서부터 퉁퉁부어 오른 부종은 온몸을 말 할 수 없이 무겁게 만들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려면 숨이 가쁘게 차올라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었다. 입원을하여 두달간의 정밀검사를 마치고 항암치료에 들어갔다. 그리고 많이 호전이 되었다고 느껴졌을때 주치의에게 부탁하여 통원치료를 다녔다. 12월이었다. 항암치료를 받으려 가는 길. 겨울비가 내리고 ..

- 그의 이야기 2022.11.19

오래된 흑백사진 VI - 外界

눈이 내린날. 시외버스를 타고 광릉으로 나왔다. 사진을 하는 연장자들 몇 분이 함께 나오는데 나도 따라 나온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결코 기죽지않고 내가 평소 좋아하고, 느끼는 독창적인 세계로 젖어들며 표현을 시작했다. 광능의 설경은 눈내린 나무들이 아름답다. 그러나 내게는 그보다 더 아름다운 신비로운 형태가 강하게 보였다. 물가운데 둥그렇게 반원을 그리고 점찍힌듯 솟아있는 검은 돌들. 하얗게 쌓인 눈과 극심한 노출차이를 보이며 검게 조용히 흐르는 시냇물. 나의 눈에는 외계(外界)였다. 50년이 지났어도 지금도 내 스스로 꼽는 Best이다. - Chris Yoon

- 그의 이야기 2022.11.18

오래된 흑백사진 V - 저녁무렵

옛날에는 동네마다 맑은 냇물이 흘렀고 동네 여인네들은 빨래거리를 가지고 개울로 나왔다. 삼삼오오 모여 쉴틈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빨래를 했고 그러면서 동네에는 새로운 뉴스가 떠돌고 저마다 바쁘게 생활들을 했다. 그런데 윗사진은 그런 풍경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 올리는 사진은 황혼녁에 자신의 삶을 부지런히 살았어도 아직 끝나지않은 여인네의 이야기다. 하루종일 집안에서 종종거렸어도 아직 할일이 남은 모양이다. 해가지기전에 어린아이 기저귀라도 헹궈 돌아가서 돌아올 식구들 저녁준비도 해야하고 밀린일들이 남아있는듯하다. 빨래를 헹구는 손은 부지런하다. 손이 시려워보이기도 하지만 그런건 문제도 안된다. 혹시라도 집에 혼자두고 잠든걸 보고나온 아이가 깨어라도 났으면 ... 여인네의 손놀림은 빠르고 마음속으로는 콩이 튄..

- 그의 이야기 2022.11.14

오래된 흑백사진 IV - 저녁무렵

오래된 옛집에서 유년기를 보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마당에 항상 풀어놓고 기르던 중닭 몇 마리. 봄이되면 할머니는 병아리를 3~40마리씩 부화시켜 마당에 풀어놓으셨다. 노란 병아리들, 혹은 그 속에 갈색이나 검정 병아리도 몇 마리씩 섞여있었다. 양지곁에 모여서 모래목욕을 하던지 한 마리가 달려가면 모두 정신들을 차리고 일어나던 그 묘한 긴장감. 지렁이 한 마리라도 있으면 서로 물고 다리가 찢어져라 달려서 도망가던 그 강하던 타고난 생명력. 병아리들은 일년이 지나면서 점점 닭의 모양으로 변했다. 옹기종기 모여서 잠을자던 애들이 어느새 둥우리를 뛰어나와 높은 휏대로 올라가 앉아서 잠을자고 목이나 날개깃은 반들반들 기름이 돌며 아름다웠다.귀한 손님이라도 하나오면 그 중 한마리는 닭백숙으로 올라 식구대로 한..

- 그의 이야기 2022.11.13

오래된 흑백사진 III - 오후

나는 이 사진을 촬영했던 장소와 시간대를 지금도 분명히 기억한다. 이곳은 난지도였다. 난지도가 지금은 수색근방의 하늘공원이 되었지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땅의 역사가 몇 번 바뀐 전설적인 땅인곳이다. 작은 모래섬, 난지도.. 그곳에 서울시는 거대한 쓰레기하치장을 만들어 강을 메꾸고 공원을 만들었다. 1970년대에는 난지도를 가려면 수색에서 버스를 내려 나룻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야했다. 작은 나룻배는 난지도라는 섬으로 농사를 짓는 주민들과 거둔 농작물들을 실어서 건너다주었다. 일요일이면 사진애호가들이 함께 나룻배를 타고 건너가 모래밭의 땅콩농사를 짓는 모습이나 황량한 벌판에 나붓기는 가을억새들, 저녁햇살을 받으며 반짝이는 한강물살들을 찍다가 다시 해가지면 배를 타고 건너와서 수색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시내..

- 그의 이야기 2022.11.12

禪의 선물

지난 가을이 깊어가던 날, 시름시름 앓으며 하늘을 바라보던 때, 장성 백양사 근처에 사는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 선생님, 감 좋아하세요? 그렇게 시작됐던 일이 생각지도 않았던 감을 두 박스나 받게 되었다 감은 몇 일 안있어 색도 곱게 익어가면서 홍시로 변했다 나는 그 감을 보내준 지인을 떠올리면서 차례차례 익어가는 순서대로 냉장고에 넣고 한 알, 한 알... 먹기 시작했다. 이른 새벽에 먼 동이 트기전에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면서, 밤이 늦도록 서재에 앉아 책을 읽으며 먹는 감의 맛은 나에게 특별했다 한 마리의 작은새가 추운 겨울을 보내며 생명을 이어가는 식량처럼 나는 긴 겨울을 감으로 연명을 했다 내가 이토록 감을 좋아했던가?... 추운 겨울날, 붉게 익어가며 남아있는 홍시알이 이토록 내 ..

- 그의 이야기 2022.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