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물이 머리 위로 내려올 때 으스러져라 서로를 껴안은 한 남녀 그 속에 죽음도 공것으로 녹아버리고 필사적인 사랑은 폼페이의 돌에 목의 힘줄까지 불끈 돋은 벗은 生을 정지시켜놓았구나 이 추운 날 터미널에 나가 기다리고 싶었던 그대, 아직 우리에게 체온(體溫) 있다면 그대와 저 얼음 속에 들어가 서로 으스러져라 껴안을 때 그대 더러운 부분까지 내 것이 되는 재앙스런 사랑의 이 더운 옷자락 한가닥 걸쳐두고 싶구나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한 말은 아무리 하기 힘든 작은 소리라 할지라도 화산암 속에서든 얼음 속에서든 하얀 김처럼 남아 있으리라 - 황지우의 '재앙스런 사랑' 폼페이 화산폭발 최후의 순간, 화산재를 뒤집어 쓰고 그대로 화석이 된 남녀의 모습이 인터넷을 후끈 달군 때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