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st City (사라진 왕조)

사라진 도시, Pompeii

Chris Yoon 2021. 11. 15. 08:27

 

 

용암물이 머리 위로 내려올 때

으스러져라 서로를 껴안은 한 남녀

그 속에 죽음도 공것으로 녹아버리고

필사적인 사랑은 폼페이의 돌에

목의 힘줄까지 불끈 돋은

벗은 生을 정지시켜놓았구나

 

이 추운 날

터미널에 나가 기다리고 싶었던 그대,

아직 우리에게 체온(體溫) 있다면

그대와 저 얼음 속에 들어가

서로 으스러져라 껴안을 때

그대 더러운 부분까지 내 것이 되는

재앙스런 사랑의

이 더운 옷자락 한가닥

걸쳐두고 싶구나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한 말은

아무리 하기 힘든 작은 소리라 할지라도

화산암 속에서든 얼음 속에서든

하얀 김처럼 남아 있으리라

 

 

- 황지우의 '재앙스런 사랑'

 

 

 

 

폼페이 화산폭발 최후의 순간,

화산재를 뒤집어 쓰고 그대로 화석이 된 남녀의 모습이 인터넷을 후끈 달군 때가 있었다

당시 소개글로 인해 죽음을 맞는 순간 영원히 함께한 사랑의 모습으로 알려졌다.

때를 맞춰 폴란드 화가 zdzislaw beksinski의 그림도 사람들의 화재에 올랐다

과연 beksinsk는 폼페이 최후의 재앙의 사랑을 그린 것일까?

Pompeii에 가면 도로 한복판에 남성 심볼모양의 이정표가 있다.

그 심볼이 가리키는대로 가면 '재앙스런 사랑'의 현장을 우리는 볼 수 있다.

나는 수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충격적인 '재앙스런 사랑'을 잊지 못한다

 

 

 

시 / 황지우의 '재앙스런 사랑'

여행지 / Pompeii, Ita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