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승과 저승사이에 나만 남겨 두고서 오늘은 어디를 떠돌고 계십니까?... 도봉산을 거의 중간쯤 올라 경사가 심한 깔딱고개 하나 넘으면 누구나 쉬어 갈만한 삼거리 고개마루가 펼쳐져 있고 좌측으로 올라가면 인수봉이 나오고 우측의 조금 낮은 곳으로 오르면 영봉(靈峰)이라는 이름마저 슬픈 봉우리가 나온다. 그곳은 삼각산에서 命을 달리한 젊은 영혼들을 위해 묘비를 세웠던 곳. 누구나 이곳에 오르면 먼저 떠나보낸 心友가 없더라도 한번쯤 지나간 인연들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때, 산마루에서 헤어진 그 사람은 아직도 그 산마루에서 기약없이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으로 남아 있을까?... 영봉(靈峰). 이곳은 백운대등반 도중 추락사하여 비명에 간 젊은 넋들을 위하여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석이 많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