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9. Winter's Tale 그러니까 오리온 자리의 삼태성이 별안간 젖꼭지처럼 보인 날이다 하늘을 쳐다보다 입안에 단침이 고인 날이 거기에 입술을 대고 싶어 배꼽 밑이 찌르르해진 날이다 그러니까 오리온이라는 힘센 사나이의 중심 움푹 팬 상처처럼 고인 허공에서 유선이 곱게 발달한 젖가슴을 느낀 날이다 천체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내 시선으로 살맛 달큰한 비린내가 초유처럼 흘러든 날이다 은하는 깊은 곳으로 찔린 듯 쏟아지고 지구인 내 취향은 점점 오리무중이 되어가는 것인지 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너의 별자리들마다 모조리 양성구유인 소한(小寒) 날이다 - 김선우의 '반짝, 빛나는 너의 젖빛' 全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