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별정 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 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고 헤메고 다닐는지도 모른다 - 신경림의 2015년의 마지막 날이다 2015년의 마지막 날이다 한 해를 보내며 ‘무엇을 두고 온 듯’한 마지막 날. 12월 31일. 잠시 머물렀던 간이역, 외진 여행지의 모텔방이나 혹은 쓰레기통까지라도 뒤져 찾을 수 만 있다면 찾고싶다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