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이 오리라 생각하면서 쓸쓸히 긴 겨울을 보냈었던가 콘크리트 장벽 아래 벚꽃이 봉오리를 맺고 힘차게 수맥으로 물을 빨아 올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 혈맥같은 저 소리들 새벽마다 잠자리에서 듣는 내 심장소리같은 소리들이다 세워 두었던 낡은 바이크의 먼지를 닦는다 가야지, 떠나야지...하루 하루을 견디며 다져왔던 지난 겨울의 다짐들 오늘은 물 오른 나무가지에 낯 선 새 한 마리 찾아와 운다 세상을 어떻게 살다가야 잘 살았다고 후회없이 눈 감고 떠나갈 수 있을까 지구에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막이 있고 내가 가보지 못한 빙하가 있고 그 사막과 빙하는 크고 넓어서 내가 사는 서울은 작은 모래알같은 곳이고 그곳에서 숨 쉬며 서있는 나는 먼지보다 작은 존재인것을...그러나 그곳 빙하언덕에도 찾아가는 사람이 있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