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自作 詩 106

Last Winter Story / 지난겨울

Last Winter Story 지난 겨울은 죽음과 같았다 커튼을 걷고 도시를 내다보면 도시는 폐선처럼 문을 닫고 정박해 있고, 거기 뜬눈으로 밤을 새운 도시의 불 빛들이 몇개 바람이 불면 젖은 눈시울로 깜빡거리곤 했다. 나는 깊은 겨울밤. 도시의 풍경을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누구에게든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허지만 누구에게도 편지를 보낼만한 사람이 없었다. 다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다가 어쩌다 가까스로 잠이 들면 높은 산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며 깜짝 놀라 깨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나는 아직 살아있었고 캄캄한 밤, 사방은 적막하고 외로운데 왜 그리 날은 더디 새던지. 지난 겨울은 정말 참담했었다. 그러나 봄은 올 것이다영영 오지 않을것 같았는데. 죽음같았던 지난 겨울. - Last Winter..

- 그의 自作 詩 2021.12.01

크리스마스 아침

크리스마스 아침 크리스마스 이브의 왁자지껄하던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는 거리에 한 사내가 쓰러져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여느 사람이 아니고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듯한데 쓰러져서 갸날프게 날개깃을 바르르 떠는것을 보니 심하게 다쳤나봅니다 천사...그는 하늘에서 지구를 내려다 보다 산책하러 내려온 천사였습니다 그는 산책을하다 지구에서 한 여성을 만났고 그 여성과 살다가 아이까지 낳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하늘로 다시 올라 가려해도 못 갑니다 그는 그동안 닥치는대로 살았습니다 아이의 우유값을 벌기위해, 아내와의 한 달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다달이 아파트의 관리비를 지불하기 위해, 그리고 지난달에는 혹시나 가족들과 함께 하늘나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하여 하늘나라가 가장 가깝게 보인다는 제일 높은 히말라야봉..

- 그의 自作 詩 2021.12.01

당신과의 인연 (因緣 / Relation)

당신과의 인연 (因緣 / Relation) 당신과 나의 인연은 이미 오래 되었다 당신과 내가 이 세상에 내려와 머물렀다 갔다지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때 당신은 없었다. 짧은생을 마감하고 당신은 떠난 후였고 당신이 떠난 세상을 떠돌며 나는 당신의 자취를 찾아 다녔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세월을 살면서 당신의 그림 하나로 맺어져 온갖 시름을 견디며 수렁같은 세상에 꽃을 피웠다 전생에서 우리가 만났던 기억들을 못잊어 당신은 환생하여 틈틈이 내곁을 찾아왔고 나 또한 당신의 그림을 보며 당신의 그림속의 여자들을 찾아다니고 가난한 예술가로 이 세상을 기웃거리며 살았다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이 묻혀지고 잊혀졌다 해도 당신이 그린 여자들은 내 가슴에 남아 있었다 아시는가? 언젠가 내가 저녁 바람소리를 들으며 당신의 여자..

- 그의 自作 詩 2021.12.01

My Rhapsody in Blue

나의 비오는 날 랩소디 인 불루 비가 내린다. 하늘이 회색빛으로 내려앉고 눈이라도 내릴듯 하더니겨울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는 날은 미치도록 네가 그립다 유리창엔 방울 방울 빗물이 흘러 내리고 어두운 하늘 저쪽에선 번개가 치고 천둥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운다 ...... 언제나 너는 너무 멀리 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미치도록 네가 그립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유리창에 물방울이 튀기듯 피아노 건반을 달려본다 너에겐 감정없이 두둘기는듯 들리겠지만 나의 감정은 젖은 우산같이 헝클어지고 무겁다 나의 비 오는 날의 랩소디 인 불루 * Rhapsody : 즉흥성을 중시한 악곡의 한 형식. Carly Comando - Everyday

- 그의 自作 詩 2021.12.01

대림동 골목의 목련 한 송이

대림동 골목의 목련 한 송이 윤필립 여기는 이방인의 거리 대림동 전철역 12번 출구 바로 앞 골목 대륙에서 불어오는 황사만큼이나 탁한 삶이 켜켜이 쌓인 동네 길가에 애처로운 목련 한 송이 피었다 목련은 찬바람을 맞으며 꽃봉오리를 만들고 햇빛속에 꽃을 피우듯 이국(異國)의 말로 듣고 자국어로 이해하고 다시 이국어로 말하는 두개의 언어를 사용한다 아직 봄이 오지않은 그 골목 그 목련꽃 보고 오는 길 전철 밖으로 지나가는 온세상은 봄 비에 꽃송이들 흐드러지게 젖고있다 돈벌이를 하려고 중국인들이 몰려와 살아가면서 형성된 골목들이 이젠 제각기 특징을 갖추게 되었다 제일 오래된 인천 차이나타운은 이젠 명색만 중국인마을일뿐, 관상용으로 상업적으로 변모한 현대적인 상가가 되었다 전철 대림역의 12번 출구, 바로 앞 골..

- 그의 自作 詩 2021.12.01

그 봄날의 기억

그 봄날의 기억 윤필립 봄이 채 오기도 전, 빛깔 고운 햇살에게 발가벗은 몸을 에로틱한 애무로 핥게 맡겨놨었지. 그리고 그 절정은 만개한 오르가즘으로 피어 올랐더랬어. 어느 이층집 담장을 지나며 봄 날의 그 향기로운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전령, 가슴이 파르르 떨리며 두려워도 사랑을 아니할 수 없었던 발가벗은 육신의 그 설레이던 두근거림 그 봄 날 가면서 성성한 세월을 피고지던 백목련의 육신은 처절하게 숨을 거뒀지 그리고... 그 숨진 백목련의 무덤자리에 빌라라는 흉물스런 인간의 보금자리가 들어섰어. 어제 늦은 밤, 몽롱한 술 한 잔에 그 집 앞을 지나다 그 봄날 백목련의 자태 불현듯 스치기에 빌라 입구에 앞섶을 헤치고 한바가지 오줌을 쏟아 갈겼지. 흥건하게 ''' , 흐 ~ 세상을 살며 나혼자만의 장소를..

- 그의 自作 詩 2021.12.01

화타의 針房에서

신음소리 - 화타의 針房에서 아- 하고 빛을 부르는 사이 화타의 針이 따끔따끔 허리를 뚫고 들어온다 기운다는 것은 다가간다는 말 몸져누우면서도 기우는 것이 없다면 모름지기 고백할 일이 사라질 것이다 부화되지 않은 울음 울고 있을 속엣말 같은 아- 창 밖 앙상한 아직 물오르지 않은 나무에 다리를 얹어 가랑이 사이로 흩어지는 풍경에 눈독 들인다 나무 그림자가 봄 뒤꿈치를 물고 있어 나비의 행선지를 기록할 수 없다 어디쯤 밀물의 유속을 재는지 수중식물처럼 속내를 알 수 없다 아-아- 신음소리를 더 크게 내면 짜릿한 쾌감이 들이닥칠지도 몰라 햇살이 포장한 유리창을 열고 줄무늬 커튼을 걷어 올리면 햇 웃음 짓는 젊은날의 내모습 환생할런지도 몰라 針꽂힌 허리에 부황기를 대고 공기를 빨아들이면 몸속에서 쑤군대던 언어..

- 그의 自作 詩 2021.12.01

다시 皇帝를 위하여

다시 皇帝를 위하여 윤필립 어린시절, 할머니는 내 손을 잡고 다니며 말씀하셨다 '이 녀석아,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안치는 법이란다 비록 무릎헤진 바지를 입었을망정 마음은 황제처럼 살아야하느니라' 그래서 나는 평생을 황제로 살기로 마음먹었다 할머니의 황제수업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셨고 어린 황제로 성장하던 나는 몸 붙일곳이 없었다 이미 몰락하여 내몰린 양반가에서 황제로 계속 성장한다는건 쉽지않았다 황제노름도 배가 불러야 하는법, 세상은 공평하다는 것을 빈곤한 삶으로 부터 터득하며 한가지씩 배워 나가게 되었다 내 나이 열 일곱, 피가 끓어오르자 스스로 양반가의 법도를 파괴하고 난전판으로 나와 세상을 살기로 했다 그러나 온갖 분탕질을 치며 세상과 대응할때마다 할머니는 가슴 한구석에서 ..

- 그의 自作 詩 2021.12.01

Centaur

Centaur 내 이름은 Centaur 사람들은 날더러 꼬리가 달렸다한다 나는 인간의 지혜와 종마의 육체를 가진 진정한 켄타우루스의 후예다 내 이름은 Centaur 처음부터 나의 사랑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半人半馬처럼 나의 몸은 이율배반적으로 애당초 사랑을 할 수 없는 몸이었다 내 이름은 Centaur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눈으로 보며 그녀를 범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한체 나이를 먹고 말았다 Centaur...세상에서 제일 슬픈 이야기. 정호승의 詩, '수선화에게'를 보면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사랑은 어긋나니까 사랑이다. 사람이라고 태어나서, 사랑받고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자기 삶의 끝까지 그 사람과 함께 하고싶지 않은 사람이 또 어디에 있을까마는. 사..

- 그의 自作 詩 20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