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봄날의 기억 윤필립
봄이 채 오기도 전,
빛깔 고운 햇살에게
발가벗은 몸을 에로틱한 애무로 핥게 맡겨놨었지.
그리고 그 절정은 만개한 오르가즘으로 피어 올랐더랬어.
어느 이층집 담장을 지나며
봄 날의 그 향기로운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전령,
가슴이 파르르 떨리며 두려워도 사랑을 아니할 수 없었던
발가벗은 육신의 그 설레이던 두근거림
그 봄 날 가면서 성성한 세월을 피고지던
백목련의 육신은 처절하게 숨을 거뒀지
그리고...
그 숨진 백목련의 무덤자리에
빌라라는 흉물스런 인간의 보금자리가 들어섰어.
어제 늦은 밤,
몽롱한 술 한 잔에 그 집 앞을 지나다
그 봄날 백목련의 자태 불현듯 스치기에
빌라 입구에 앞섶을 헤치고 한바가지 오줌을 쏟아 갈겼지.
흥건하게 ''' ,
흐 ~
세상을 살며 나혼자만의 장소를 알고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그곳으로 남몰래 찾아가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다가 낮잠을 자고, 일어난 후엔 부풀어오른 자신의 성기를 보고...
그런데 어느날인가 그 자리에 불도져가 들어와 언덕을 밀고, 그 자리에 있던 꽃과 나무도 함께 밀어버렸다
점점 도시계획에 밀려 황폐해지는 자연들. 나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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