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2. 애인과 섹스하다 돌아보니 사월이었다 여자는 할퀴거나 깨물기를 즐겨서 멍든 자리마다 대나무가 꽃을 피우고 오랜 집중이 요구되었던 체위들 사이로 폭설이 내리는 풍경이 삽입되었다가는 산산조각으로 깨져나가곤 했다 목련은 비명을 지르며 떨어져 내리는 데 애인은 몇 시 기차를 타고 떠나갔을까 열차표를 손에 쥐고 발을 동동 구르다가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보니 내나이 서른이었다 애인과 섹스만 했는데도 사월이 오고 방구석은 어느새 절벽이 되었고 책상과 침대가 까마득한 곳에 떠 있었다 누가 겨울 내내 우물을 파놓은 것일까 애인과 섹스한 것은 분명히 죄는 아닌데 그러면 내가 녹아 물이되어 흘러야지 생각했을 때 어머니가 달려들어와 나이는 뒷구녕으로 먹냐고 욕을했다 그래 누가 내 몸에 고운 흙을 채워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