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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詩 series 16 / 花, 花, 花...

2014. 4. 10. 완연한 봄이 오기도 전에 허리부상으로 그간 적잖은 고생을 했다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누워서 몸을 뒤채며 돌아 눞지도 못하고 그러다보니 세면장에서 내 몸 하나 씼는것 조차 어려웠다 이렇게 살면 뭘하나... 생각하다가 훗날 늙어서의 내 모습이 떠올라 이렇게 살바에는 차라리 스스로 목숨줄을 끊어버리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도 시작했던 꽃 시리즈를 이끌어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오늘은 목련이 피는가 했더니 桃花가 피고, 벚꽃이 지는가 싶더니 배꽃이 피고, 사과꽃도 피어난다 요즘은 라이락이 한창 피어나며 그 짙은 향기를 내 품고 거실 공간에는 군자란과 재스민이 독한 향기를 내 품으며 활짝 피었다. 나도 그간 치료을 게을리하지않고 불철주야 노력하며 재활훈련까지 하다보니어느새 씼은듯..

- 그의 애송詩 2021.10.13

花詩 series 15 / 어떤 힌트 - 이화은

어떤 힌트 이화은 용덕사 스님들이 놓아 키우는 숫코양이 한 마리가 아랫 마을 수녀원에 숨어들어 수녀원 암코양이들의 밥그릇을 빼앗는가 하면 수녀원 규칙상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위를 공공연히 저지른다 하여 원장 수녀님 용덕사 주지 스님께 엄히 항의하였던 바 우리 고양이도 절집밥 3년에 왠만한 염불 한 가닥 아뢸 줄 아는 법도(法度) 있는 짐승인데 그쪽 암컷이 무슨 힌트를 주지 않았으면 그럴 리 없는 일이라고... 숫코양이 행위가 크게 싫지만은 않으신 듯 슬쩍 편을 들었다는데 짐승들 일에 사람도 아닌 도인(道人)들이 설왕설래하는 동안 절집 배롱나무는 고양이 혓바닥 만한 새 잎을 틔워내고 발가락까지 지애비 꼭 빼다 닮은 아기 고양이 한 마리 선물로 안고 어린 수녀님 용덕사 올라가시는 길목에 솜털 복실한 처녀..

- 그의 애송詩 2021.10.13

花詩 series 14 / 君者蘭 꽃피우다

어느 신부님은 마당가에 꽃 키우는 것 못마땅해했다 손바닥만한 땅이라도 있으면 콩이나 채소를 가꾸었다 어느 작가는 마당에 풀이 우북해도 절대 뽑지 않았다 쇠무릎 이질풀 삼백초 질경이까지 다 약으로 썼다 한 사람은 어려서 배가 고팠고 한 사람은 어려서 몸이 아팠다 둘은 평생 친구였다 그들과 친했던 어느 농민 운동가는 집을 자주 비우다 가끔 집에 돌아가면 아내가 마당가에 가꾼 꽃밭을 갈아엎어 텃밭을 만들곤 했다 아내는 남편이 집을 비우면 기다렸다는 듯이 텃밭 갈아엎어 꽃밭 가꾸곤 했다 텃밭과 꽃밭의 숨바꼭질 아내가 남편을 잃고서야 끝이 났다 아내는 꽃밭에서 아주 살았다 한 사람은 농사를 사랑해서 채소를 길렀던 것이었고 한 사람은 남편이 그리워서 꽃을 가꾸었던 것이었다 - 안상학의 겨우내 아파트 복도에 들여 놓..

- 그의 애송詩 202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