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3. 꽃샘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삼각산을 오르다가나목(裸木)들의 더미 속 가녀린 여인의 몸 같은진달래 한 그루가 몇 송이 꽃을 피웠다 조숙했나 보다. 이 계집 계곡에는 아직도 겨울이 웅크리고 있는데 잎이나 피워 그 알몸 가리기도 전에 붉은 꽃잎 내밀어 화사하구나 싸늘한 가시바람 억세게 버틴 가냘픈 가지들의 이 꽃덤불 꽃덩어리 꽃등불 에덴의 이브도 잎새 하나야 있었는데 유혹할 사내도 없는 이 천부적 화냥기는 제 알몸 열기로 불태우는구나 아직도 파란 겨울 하늘이 남아 있는 걸 진달래야 진달래야 진달래야 진달래야 - 이길원의 대학을 졸업하고 군생활의 막바지에서 군대멀미를 느낄 무렵, 제 5공화국 시절을 보내면서 한쪽으로는 억압된 젊음을, 또 한 편으로는 기성세대에서 탈피하려는 청년문화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