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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詩 series 22 /사랑 - 김용택

2014. 4. 18. 사랑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건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 속의 아픔은 어찌 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들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 보면 당신도 이 세상의 하고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 그의 애송詩 2021.10.13

花詩 series 21 /수선화, pathological narcissist

물 속에는물만 있는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나만 있는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하게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의 There was a clear fountain, with water like silver. Hither came one day the youth, fatigued with hunting, heated and thirsty. Narcissus stooped down to drink, and saw his own image in the water; he thought it was some beautiful water-spirit living i..

- 그의 애송詩 2021.10.13

花詩 series 20 / 봄멀미

입술은 타고 몸은 떨리고 땀에 혼곤히 젖은 이마, 기다림도 지치면 병이 되는가, 몸살 앓는 봄밤은 길기만 하다. 기진타가 문득 정신이 들면 먼 산 계곡의 눈 녹는 소리, 어지러워라 눈부신 이 아침의 봄멀미. 밤새 地熱에 들뜬 山은 지천으로 열꽃을 피우고 있다. 오세영의 에서 발췌 지하철에서 내려 우이동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꽃샘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삼각산을 오르다가 백운대, 바로 고개 밑에서 나목(裸木)들의 더미 속 가녀린 진달래 한 그루가 역광에 낯 빛을 붉히며 꽃을 피운걸 본다 언젠가 백운대를 오르다 보았던 꽃. 그때 약속했었다. '내 다시 내년봄에 찾아오마'고 내 앞으로 몇 십년이나 이꽃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기약할 수 없는 내 명(命)에 연신 셧터를 누른다 Chris Nicolas

- 그의 애송詩 202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