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3. 장지동 버스 종점 최호일 버스를 잘못 내렸네 장지동은 모르는 곳 입이 없고 커다란 모자를 눌러쓴 사람이 내 몸에 모르는 물건을 놓고 나간 듯 신열이 나고 개망초 꽃이 보였네 탁자가 있고 낡은 시간이 놓여 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머리칼이 하얀 남자가 상점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었네 칠십 년대식으로 사이다를 샀네 나는 이미 사라진 풀벌레 소리인가 아마존의 주인 없는 미나리 밭으로 두 시간 걸어온 걸까 시계가 고장 나 지구별에 늦게 도착한 고양이의 신음 소리를 냈네 나 장지동에 잘못 왔네 라면을 먹지 않았네 내 몸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이 다녀간 곳 장지동에 가야겠네 그곳은 한없이 가다가 개망초 앞에서 멈추는 곳 미나리 밭을 지나 목성을 지나 더 먼 별의 기억을 지나 라면을 후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