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6. Eric Satie - Gnossiennes 에릭 사티 '음악의 일요일들' 장석남 (시인) 사티의 음악을 들으면 언제나 일요일 같다.모처럼 화창한 겨울 하루, 마당에 서 있는 나무의 긴 그림자가 오지호의 그림처럼 이편으로 건너와 처마를 거쳐 지붕에 이르는 동안의 그 시간을 묘사한 듯한 그의 음악은 그래서 혼자만의 젖어 있는 시선을 표시하고 안내한다. 커피를 한 잔 놓고,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책을 한 권 손에 쥐고 앉는다. 어두워 가는 창가를 바라보고 있다. 불빛이 돋아오는 창밖 풍경은 내면으로부터 어떤 음악을 부르는데 그것이 바로 내게는 (파스칼 로제 피아노, 데카)이란 앨범이다. 그래서 그렇게 자주 들었다. 건너편의 성의 불빛과 말라버린 담쟁이넝쿨들, 수척해 뵈는 십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