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환대의 기억이 잊힐 즈음 이민아 통도사 서운암 도자기 가마에 불을 넣던 밤 보름달이 뜨면, 한 사내는 불을 쓰다듬고 불을 쓰다듬던 바람은 잠자코 일렁이다 미처 쓸지 못한 유리가루 같은 저 달무릴 삼키지 간절히 무릎 꿇은 것들의 성체를 삼키고 나면 그리운 것들은 한데 타서 한 부족의 문신처럼 재가 된 제 몸이 길의 흔적이 되지 이승에서 이 환대의 기억이 묻힐 즈음 저마다 불 앞에서 젖은 손을 펴 서운했던 사연을 쓰지 계절이 지구 밖으로 펼쳐질, 그쯤 나도 가끔 가마 앞에 앉아 내게서 잊히지 않은 그대 벽화의 채색처럼 무척, 더디게, 풍화되는 보름달이 뜨면 수천 번 무릎을 꿇고 나無 던지지, 나를 던지지 손바닥만한 가마 불창 속으로 창살나무를, 창살을 꽂아 넣지 누가 저 사발들을 불로 만든다고 했나 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