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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V /그리움 하나 - 서정윤

흐린 봄 날, 먼 하늘에서부터 새털 하나 떨어져 내려와 내 가슴에 자리잡는다 조금도 움직이고 싶지 않은 푸른 꿈을 꾸는 날 온통 내 안으로 밀고 들어와 오랜 익숙함으로 자리잡은 날개 깃털 무늬에 망설이는 흔적이 남아 하챦아했던 것들에 눈돌릴 여유로 정지된 풍경의 장면 속으로 발을 들여 놓는다 묶인 매듭을 풀며, 억지로 내 가진 치유력을 믿어 보지만 슬픔의 숫자를 다 헤아리지 못했다 바람속에서 바람이 만들어지고 바람속에서 날개가 생겨난다 그 바람속으로 나를 던져버린다 어쪄다가 지나는 생각 조각들을 그냥 쳐다보며 시간으로 산을 쌓는다 풍선으로 날려버린 기억의 파편들 꽃을 피우는 그 어떤 힘을 찾으며 나를 올려다 보는 맑은 눈빛을 느낀다 사무치는 그리움 하나 가슴에 품고 노래하는 새 노래로 하늘을 붉게 물들이..

- 그의 애송詩 2021.10.15

Spring IV / 4월 오후 - 박용하

시인 두보는 꽃잎 한 조각 떨어져도 봄빛 줄어든다 했네 왕벚 꽃잎 떨어져 허공을 밟고 자두 바람 몰려와 나뭇가지 핥네 사람 싫어하는 내게도 좋아 죽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이 세상에서 나가면 세상 빛이 줄겠지 오늘 살구꽃 무참하게 진다야 당신 가슴속은 뭐하는지 이 마음은 묻는다 너 보고 싶어 네 눈빛 건지고 싶어 못 견디게 견디는 사월 오후 세상일 하나같이 내 뜻과 멀고 네 몸 역시 내 맘 같지 않네 사월 오후 / 박용하 올해 벚꽃은 꽤나 오래간다 피어나자 말자 바람불고 비 한번 오면 나비떼 날아오르듯 지는게 벚꽃인데 올해는 비도, 바람도 그 짧은 벚꽃의 생을 곱게 내버려 두었다. 일요일, 책 한 권을 옆에끼고 공원으로 가서 벚꽃나무 아래 누워 시간을 보낸다 박용하 시인의 싯귀가 가슴을 친다. 어떻게 이..

- 그의 애송詩 2021.10.15

Spring III / 제비꽃 (Viola mandshurica )

오종종한 제비꽃을 보면 그냥저냥 제비턱을 한 날랜 제비족이나 되어 낫낫한 홀어미 하나 홀려내고 싶다 - 오탁번의 제비꽃의 생명력 봄의 전령인 제비꽃은 세계 도처에서 피어난다. 노란색, 보라색, 흰색...이 온 세상에 피어난다. 그것도 산과 들, 야생의 장소뿐만 아니라 도심 속 콘크리트 사이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뿜어낸다. 크기도 작아 한 뼘 남짓 밖에 안된다. 제비꽃은 전 세계 어떤 곳에서 한 줌 되는 땅뙈기만 있으면 가리지 않고 자리를 잡는다.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처마 밑에 찾아와 집을 짓는 제비의 성품을 닮았다고 해서 제비꽃이라 이름이 붙었다 제비꽃의 번식력 어느 곳에서든지 뿌리를 내리기 위해 제비꽃은 나름대로의 전략을 구사한다. 대개 다른 꽃들은 바람을 이용하거나 나비나 벌들을 매개체로 하여 ..

- 그의 애송詩 2021.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