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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11월

November 사랑하지만 보내야 하겠어 텅 빈 적막 늦가을의 고요 자꾸만 지워지는 이름 앞에 붙들고픈 십일월! 아직도 요심의 언저리 벗어나지 못하고 늦가을 저녁의 풍요를 꿈꿨어 해는 자꾸 서쪽으로 기울잖아 이젠 십일월의 나무처럼 내려놓을 때가 되었어 - 배귀선의 시집 에 실린 시, '십일월' 중에서 오늘부터 11월입니다. 11월, 마지막 지는 해를 거의 남겨두고 쏜살같이 가버리는 달, 그래서인지 날이 부쩍 추워졌습니다. 여름내 정원에 내놓았던 화분들을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들여놓았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푸르른 나무들이 붉게 변하듯 저도 한층 더 고독하고 깊게 변해야겠죠. 어제까지 연재했던 2017. Autumn series는 마치고 이제 한층 더 깊이있는 詩와 가을에 맞는 음악들로 맞을까..

- 그의 애송詩 2021.10.15

바람부는 섬 - 권재효

바람부는 섬 1. 바람 젊은것들 모두 도회로 가고 섬엔 그저 바람이나 뒹구네. 몇 년째 계속되는 흉어에 선주들은 배를 팔려고 내놓았다. 흉어라곤 하지만 꼭 자연만의 탓은 아니어서 고길 많이 잡아도 적게 잡아도 흉어이긴 마찬가지였다. 이젠 떠나쌀쿠다 섬엔 살아봤자 헛것이우다. 그 밤도 아낙은 아범을 졸랐다. 하지만 아범은 기억한다. 저 도회의 허망함을 섬것이야 몸으로 때울 수밖에 없었지 때워봤자 남는 것은 굴욕 뿐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야 한다 도회의 옷을 훌훌 벗어 던지던 날 진눈깨비 처적 처적 내리고 있었지 2. 만선 상사디야 상사디야 어화 상사디야 모처럼 배는 만선을 하고 깃발이란 깃발은 모조리 치켜세운 채 포구 앞 바다를 일곱 바퀴나 돌았다. 오랜만에 섬 안엔 화기가 돌고 개선장군처럼 포구에 내리는 ..

- 그의 애송詩 2021.10.15

Rany day / 비 오는 거리에서 한 잔 술을 마신다

비 오는 거리에서 한 잔 술을 마신다 김궁원 메마른 가슴을 앞세우고 길을 나서니 비가 내린다. 분주한 거리는 온통 비에 젖어 흐르고 분주한 거리만큼 그만큼에 멀어진 마음은 길에 서 있다 술잔을 든다. 빗물만 흐르면 외로울 것 같아 우산 속에서 숨길 수 없는 마음을 술잔에 섞어 마신다. 살다 보니 빗물만 흐르는 것이 아니더라. 잡아 둘 수 없는 세월이듯 갈지자로 따라오다 구름처럼 떠나버리는 세월의 무게로 서 있는 모습도 비에 젖더라. 사랑을 해부하고 삶을 뒤척이며 한 잔술로 취해보는 비 오는 거리 술잔을 채우는 흘러간 유행가 가사 속에서 한 잔 술에 모습은 날숨 쉬며 눈 감아도 취한 것은 가슴으로 흐르는 빗물 마시자 마셔버리자 너도 한 잔 나도 한 잔 한 잔에 또 한 잔을 마시다 보면 사람이란 그런 것, ..

- 그의 애송詩 2021.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