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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여관 - 심재휘

강화도 여관 심재휘 나는 떠날 때부터 이 강이 어디에서 끝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마지막 단추를 꿰며 닥쳐올 산책과 해안도로 너머의 일몰을 예감하듯 그곳으로 떠나는 우리의 여행은 지나치게 즐거웠습니다 세상에는 오직 눈을 감았다 뜨는 순간 사라져버리는 어느 생애와 눈을 떠도 감아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또 다른 생애만 있을 뿐이었구요 나는 그곳의 달빛 속에 당신을 몰래 버리고 왔습니다 나는 이 강의 어느 먼 기슭쯤에 살며 오늘도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바닷물이 밀려오거나 혹은 밀려나갈 때처럼 무수히 나를 용서하세요 내가 천천히 흘러 강 하구에 이르더라도 다시 그 섬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달빛에 떠도는 섬 하나는 되겠습니다 강화도 바닷가의 어느 바람 부는 여관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대를 생각하겠습니..

- 그의 애송詩 2023.01.30

실내마스크 벗는다

1월 30일부터 실내마스크를 벗는다. 무려 840일만에 실내마스크 벗기가 행해지는 것이다. 처음 실내마스크를 착용할때, 미처 준비들이 안되어 약국앞에 줄을 서서 요일제로 구입을 해야하는 헤프닝까지 벌어졌었다 아무튼 착용'의무'에서 '권고'로 완화된다. 나는 그동안 아밀로이드종을 앓으며 가득이나 숨이차는 병을 앓았는데 마스크까지 써서 더 숨이차는 심한 고생을 했었다. 이번 기회에 아밀로이드종까지 완치되었으면...

- 그의 Life story 2023.01.29

Wolf Story

밤마다 끓는 피를 속일 수 없어 먼 산 달을보며 우는 너, 너의 조상이 늑대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요즘은 늑대견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눈썰매를 끄는 용도로 기르기도 했지만 도심에서는 그저 좋아서 기르기도 한다. 그런데 이 개의 조상은 실은 늑대이다. 아직 늑대에 대해서 편견도 있지만 알고나면 늑대가 사랑스럽다. 늑대는 평생 한 마리의 암컷만을 사랑한다. 그러다 암컷이 먼저 죽으면 가장 높은 곳에서 울어 대며 슬픔을 토한다. 늑대는 자신의 암컷을 위해 목숨까지 바쳐 싸우는 유일한 포유류다. 늑대는 자신의 새끼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 싸운다. 늑대는 암컷이 죽으면 어린 새끼를 홀로 돌보다가 새끼가 성장하면 암컷이 죽었던 곳에 가서 자신도 굶어 죽는다. 늑대는 사냥을 하면 암컷과 새끼에게 먼저 먹도록..

- 그의 獨白 2023.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