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모르는 척, 아닌 척하며 인연을 이어가는 것만큼 소모적인 일도 없다. 이미 기한을 다한 관계는 조심스럽게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어떤 관계이든 간에 말이다. 인연, 기한을 다한 관계, 아직 못다 한 관계,... 사람의 아픈 곳을 찌르며 언어의 유희를 즐긴다는 것은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말장난에 지나지않는다. 불가(佛家)에서는 인연이 들어오려면 범(호랑이)이 지키고앉아 아무리 눈을 부라리고 으르릉대며 막아도 들어오고 인연이 나가려면 붙들고 매달리고 ... 못 나가게 해도 기어코 나간다고 했다. 내 나이 죽을때를 거의 받아놓고 이런 글을 쓰며 코웃음이라도 치면 얼마나 좋으련만 사실상은 그렇지를 못하다. 어려서부터 일찍 부모를 떠나 늘 가슴속에 아련한그리움을 안고살며 이젠 초연해질듯도 하련만 아직도 인연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