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5. 청호동에 가본 적이 있는지 이상국 혹시 청호동에 가본 적이 있는지 집집마다 걸려 있는 오징어를 본 적이 있는지 오징어 배를 가르면 원산이나 청진의 아침햇살이 퍼들쩍거리며 튀어오르는 걸 본 적이 있는지 그 납작한 몸뚱이 속의 춤추는 동해를 떠올리거나 통통배 연기 자욱하던 갯배머리를 생각할 수 있는지 눈 내리는 함경도를 상상할 수 있는지 우리나라 오징어 속에는 소줏집이 들앉았고 우리들 삶이 보편적인 안주라는 건 다 아시겠지만 마흔해가 넘도록오징어 배를 가르는 사람들의 고향을 아는지 그 청호동이라는 떠도는 섬 깊이 수장당한 어부들을 보았거나 신포 과부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는지 누가 청호동에 와 새끼줄에 거꾸로 매달린 오징어를 보며 납작할 대로 납작해진 한반도를 상상한 적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