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사상 최 금진 절제된 참선의 광기가 산속의 절을 세웠겠죠? 내가 절간에 그려진 단청의 을긋불긋함에 대해 말할 때 동행하는 스님은 너무 젊어서 비범한 구석도 없이 그저 웃는다. 한무리의 시든 단풍이 뻘건 각혈을 토하며 계곡에 엎드려 있을 때 등 탁탁 쳐주며 그만 자신을 용서하라고 말해줄 만한 깨달음이 없으므로 나도 그만 웃는다. 마을 저 아래에서 폐비닐들이 바람을 타고 올라오고 해발 800고지까지 떠오른 힘에 대해 나는 아무 말 못한다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하는 것과 스님들의 빡빡 깎은 머리는 비유적으로 같은 건가요? 나보다 열살은 젊은 스님의 웃음은 나보다 열살은 행복할까 행복한 건 죄가 아닐까, 단전에 힘을 모으고 아랫도리를 단련하는 불상들은 연꽃을 깔고 앉아 있고 연꽃은 만개한 여성의 성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