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며 많이 싸웠다. 마음에 안들어서 싸웠고, 부당해서 싸웠고, 손해보는것 같아서 싸웠다. 그러나 어쩌랴. 이제 나도 나이가 먹은것을. 내가 의자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산다는 것은 다른 이, 누군가에게 의자가 되는 것이다.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의자 / 이정록 언제부터 였을까? 내 가슴속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