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4. 새들이 깃털 속의 바람을 풀어내면 먼 바다에서는 배들이 풍랑에 길을 잃고는 하였다 오전 11시의 봄날이 이렇게 무사히 지나가는 것은 저 작은 새들이 바람을 품으며 날기 때문인 걸 적막한 개나리 꽃 그늘이 말해줘서 알았다 이런 때에 나는 상오의 낮달보다도 스스로 민들레인 그 꽃보다도 못하였다 나를 등지고 앉은 그 풍경에 한없이 귀를 기울이고 있는 나는 바보 같았다 - 심재휘의 을 읽으며 심재휘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심상을 따라가다보면, 그 '의외성'에 감탄하곤 한다. 전혀 다른 풍경들이 만들어내는 태평한 봄날을 잇는 의외성, 먼 바다의 배들이 풍랑에 길을 잃는 모습과 우리가 개나리숲에 앉아 오전의 봄 햇살을 즐기는 것과는 아이러니하게 상반된다. 그러면서도 나른한 감상에 젖어드는 공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