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열기로 뜨거웠던 페스에서 알프스 휴양지 같은 이프란을 거처 황량한 산자락과 초원지대가 펼쳐지는 베르베르 유목인들의 마을을 지나 달빛처럼 스며드는 곳은 우리가 꿈꾸는 버킷리스트의 하나, 모로코 여행자의 로망, 깊고 고요한 신비를 간직한 사하라 사막이다. 불모지란 뜻을 담고 있는 사하라는 초목이 우거졌던 풍요로운 대지에서 1만년 전 지구의 축이 기울면서 열사의 땅으로 변해버렸다. 바위마저 부셔버리는 뜨거운 태양과 거친 바람만이 존재하며 인간이 범할 수 없는 고독한 생명의 땅으로 살아온 것이다. 금빛 모래와 바람이 빚어낸 밀애의 흔적 같은 사막의 풍경들 그 풍경 너머로 절대고독을 간직한 태양이 저물어 갈 때 사막은 자연 그대로 제단이고 성소가 되어서 머리 조아리게 한다. 인생이 어쩌면 막막한 사막을 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