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 든 은 행 나 무 하 나 가 내 안 으 로 들 어 왔 다 나이든 은행나무 하나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I 윤필립 언제부터 였을까? 산책길에서 만나는 나이 든 은행나무를 사랑하게 되었다 근엄하고, 침묵하는, 그래서 조금은 다가설 수 없을듯한 그, 그러나 정깊은 눈으로 나를 바라봐 주며 그윽하게 속삭일줄 아는 그, 그러던 어느날그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내 가슴에 자리를 잡고봄 부터 가을까지 잎을 티우고 그 많은 초록의 잎을 소리없이 흔들어댔다 그리고 겨울이오면 잎을 떨구고 조용히 울었다 - 은행나무는 서로 마주봐야 한대바람에 이야기를 전하고 바람에 꽃가루를 실어보내고그래야 열매를 맺을 수 있대. 나는 내 안의 은행나무와 약속을 했다 먼 곳에 있는 또 하나의 은행나무를 찾아가 소식을 전해 주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