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국내여행 290

해인사(海仁寺) II

수려한 산세가 펼쳐지는 가야산에는 천 년을 훌쩍 넘긴 유서 깊은 사찰, 해인사가 있다. 해인사는 통일 신라 시대인 802년에 세워졌는데 ‘해인’은 불교 경전인 화엄경에 나오는 말로, ‘진실된 세계’를 뜻함이다. 해인사는 부처님의 말씀인 팔만대장경판을 간직한 법보 사찰로, 우리나라의 삼보 사찰 중 하나이다. 삼보는 불교에서 귀하게 여기는 세 가지 보물이라는 뜻으로 부처님과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는 스님을 말한다. 해인사에는 팔만대장경판 외에도 많은 유물들을 간직하고 있다. 해인사 대적광전의 비로자나 불상은 통일 신라 때 만들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불상이다. 각 부분의 균형이 잘 맞으며 옷의 주름이나 손가락 모양 등 세부적인 표현이 무척 섬세하다. 나란히 선 나무기..

해인사(海仁寺) I

가야산 줄기 돌아 해인사 찾아왔더니 이른 아침 대비질하는 보살이 눈인사 맞추고 돌층계 올라 대웅전 경내에 드니 노스님은 보이질않고 사미승만 스쳐지나네 부처님께 소원빌러 돌층계를 오르는데 속세에서 물들어온 오욕칠정(五慾七情) 부끄럽소 주머니에 넣어온 염주알 열여덟개 한 가지만 이루어졌으면 해인사는 유달리 들어가는 입구가 아름답고 조용한 山寺다. 이른 새벽 출발하여 요기나 하고 들어가야지... 마음먹고 아침식사 할 곳을 찾아보아도 그 흔한 산채 비빔밤 하나 먹을 식당이 없는 곳이다. 수많은 大寺刹을 다녀봤지만 절 마당까지 들어가는 길목에는 얼마나 많은 식당, 말린 산나물 파는 집, 카페들이 많던가! 그러나 해인사는 입구부터 주차장까지 그저 산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아름드리 소나무 숲길이 구불구불 잘 정비되어..

우포늪 VI

언제나 안개가 짙은 안개의 나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안갯속에 사노라면 안개에 익숙해져 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안개의 나라에서는 그러므로 보려 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듣지 않으면 살 수 없음으로 귀는 자꾸 커진다 하얀 안개의 귀를 가진 토끼 같은 사람들이 안개의 나라에 산다 - 김광규 시 / 안개의 나라 어제는 우포늪의 둘레길을 돌며 촬영헌팅을 한다는 것이 길을 잘 못 들어 무려 6시간을 걷느라고 고생을하고 창녕시내로 나와 저녁을 먹기위해 시내를 몇 바퀴를 돌았다. 창녕군은 경상남도 북부에 있는 군으로 동쪽으로는 밀양시와 접하여 도계를 이루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인구도 6만명 가량으로 우포늪을 빼고는 갈 일이 거의 없는 인적이..

우포늪 III

내캉 같이 가제이. 한 마디 해놓고 사진 한 장 찍고나면 벌써 저만큼 앞 서 걷고있는 그 아. 저렇게 가다 뒤처져오면 멈춰서 기다리겠지... 하고 또 한 장 찍고나면 까마득히 멀어져 보이지않는 그 아. 숨이 턱에 차게 쫓아가서 길가에 떨어진 살구 한 알 줏어 그 아 뒷통수를 향해 던져버린다. 살구 한 알 정통으로 얻어맞고 뒤돌아보더니 껄껄웃고 그대로 가는 그 아. 에구 숨차라. 우포늪의 둘레길은 보기만해도 까마득히 멀어보인다. 입구에서 시작하며 늪건너, 숲을 바라보면 천리나 되는듯 멀고 늪은 넓다. 늪 제방이 끝나는 자전거탐방로까지는 그럭저럭 걸을만한 거리인데 더 이상 욕심을 부렸다간 무리다. 더구나 길을 잘 못들면 낭패다. 반드시 소목마을 주차장을 거쳐 주매제방을 끼고 가야한다. 이정표를 보며 정신을 ..

우포늪 II

해가 지는데 왜가리 한마리 물속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저녁 자시러 나온 것 같은데 그 우아한 목을 길게 빼고 아주 오래 숨을 죽였다가 가끔 있는 힘을 다해 물속에 머릴 처박는 걸 보면 사는게 다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이상국 - 있는 힘을 다해 일명 소벌못ㆍ이지포(梨旨浦)라고도 한다. 면적은 2.505㎢에 달하며, 가로 약 2.5㎞, 세로 약 1.6㎞이다, 홍수 때는 면적이 확대된다. 우포는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습지이다. 동쪽으로 대대제방을 경계로 농경지가 많으며, 다른 방향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다. 낙동강 지류인 토평천의 유역에 있는 이 호수는 낙동강의 배후습지(背後濕地)로 형성되었는데, 원래는 대지면 일대까지로 지금보다 훨씬 큰 늪지였으나,..

우포늪 I

사내는 거친 숨 토해 놓고 바지춤 올리고 헛기침 두어 번 뱉어 내놓고는 성큼, 큰 걸음으로 저녁을 빠져나간다 팥죽 같은 식은땀 쏟아 내고는 풀어진 치맛말기 걷어 올리며 까닭 없이 천지신령께 죄스러워서 울먹거리는, 불임의 여자. 퍼런 욕정의 사내는 이른 새벽 다시 그녀를 찾을 것이다 - 이재무의 詩 앞부분 발췌 늪은 습원이라고도 하며, 축축하고 흡수성이 있으며 배수가 잘 안 되는 이탄질의 토양이 특징인 습지생태계의 한 형태이다. 따라서 벼과 식물과 갈대가 우점하는 약산성을 띠고 나무중에는 수중에서도 자랄 수 있는 왕버들나무가 자생한다. 습지에 떠있는건 부유물이 아니다. 온갖 생명을 생존케하는 늪이 썩지않게 산소를 공급해주는 늪지대 식물, 개구리밥 등. 부평초들이다. 우포늪은 경상남도 창녕군에 있는 담수면적..

경산 반곡지(蟠曲池)

우짤거나, 우짤거나. 서울서부터 날 오락카더니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하늘엔 먹구름장 뒤덮고 궂은비는 뿌려쌌네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내 꼴이 이게 뭔교. 내사 그냥 갈게이니 내년 복사꽃 필때 다시 오소. 경산은 대구광역시 옆에 있는 작은 도시다. 대한민국 경상북도 남부에 있는 시로 대추가 특산물인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었으나 대구발전의 원심력과 구심력의 으로 1989년 경산읍이 경산시로 승격되어 대구의 위성도시와 교육도시로서의 기능을 담당했으며, 1995년 경산군과 통합시를 이루어 도시와 농촌의 기능이 하나로 연계된 경산시가 되었다. 그 경산에 반곡지(蟠曲池)라는 작고 아름다운 저수지가 있다. 경북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에 있는 반곡지는 1903년에 만든 유역 면적 79ha의 농업용 저수지로 복숭아밭 옆으로 ..

호미곶 (虎尾串)

보소, 보소. 예가 호미곶인교? 내사 마 이곳 해돋이가 하도 좋다길래 해돋이 좀 볼라꼬 먼 길 단숨에 달려왔드니 이리 하늘엔 먹구름만 잔뜩 끼고 궂은비만 안내리는교. 듣기론 호랑이 꼬리를 닮아 호미곶이라 했닥카던데 무신노무 호랑이 꼬리가 이리도 짧은교? 내사 떠나오기전 지도책을 펼쳐들고 봤더니 혹시 토끼꼬리라먼 몰라도 호랑이 꼬리는 택도 없소 차라리 토미곶이라고 불르소. 호미곶은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동해면, 호미곶면에 속하며 서쪽으로는 영일만, 동쪽으로는 동해에 접한다. 공개산(孔開山, 214.6m)이 주봉을 이루는 산계(山系)가 동북 방향으로 이어져 북동부의 호미곶에 이르른다. 해안은 비교적 급경사를 이룬다. 호미곶은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南師古)가 『산수비경(山水秘..

우리는 구룡포로 간다

보이소, 우리는 서울서 왔는데예. 여기 구룡포 오기전에 감포가는 길목에 모포라는 작은 포구가 있지예. 거기에 바닷물이 빠져나가문 갈라진 바다 골짜기가 있닥해서 찾아보고 오는 길이라예. 때를 잘 몬 맞춰와서 사진도 못 찍고 잠자러 구룡포로 왔지예. 장사는 잘 됩니꺼? 안됩니더. 코로나때문에 통 사람이 있어야제. 그리고 어쩌다 사람들이 내려와도 예전같이 돈을 안쓸락캅디다. 이뿐 모텔 아줌마가 항구가 바로 코앞인 트윈 베드 방을 내준다. 구룡포항에 계속 비가 내린다. 우리는 비오는 항구를 질척거리며 걷는다. 도미도 있고 광어도 있어예, 요즘은 쥐치가 맛있지예, 들어오이소. 잘 해 드릴게예. 원래 이곳, 구룡포(九龍浦邑)는 대한민국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에 딸린 읍으로 겨울이 되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청어..

The Road To Freedom VI - 섬 여행을 마치며

나는 바다의 늙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 Adieu(아듀). 내가 손을 내밀었다. - Adieu. 바다가 손을 내밀었다. - 이제 돌아가야해. 내가 말했다 - 잘가. 바다가 대답했다. 우린 이제 헤어져야하는 것이다. 또 다른 여행을 위해 나는 돌아간다 - Goodby again (다시 한번 안녕) 바람불고 날은 어두워지는데 늙은 바다가 있었다 나는 돌아나오며 다시 한번 바다를 사진 찍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노출이 떨어져 삼각대를 받치고 장타임을 맟추고 찍어야했다. 파인더에는 늙은 바다의 모습이 들어왔다. 몇 장인가 사진을 찍다가 나는 그대로 돌아서 나왔다. 카메라는 계속 바다를 향해 찍히고 있었다. 저녁바다는 썰물이 빠져나가면서 파도소리도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물이 빠져나가는 해안선에 서서 멀어져가는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