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獨白 264

蓮(Lotus)에 대한 명상 I

蓮(Lotus)에 대한 명상 I 蓮(Lotus)은 연못과 습지에 서식한다 물이 혼탁할수록 고운 빛갈의 꽃을 피운다고 한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아들은 두 가지의 유형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아버지를 닮은 폭력적인 사내, 또 하나는 아버지를 닮지않고 아버지를 싫어하며 성장한 후, 폭력과 무지를 경멸하는 가정적이고 소시민적인 다정다감(多情多感)한 남성. 이들의 환경적 만남은 극대조를 이룬다 혼탁한 진흙속에서 피어낸 아름다움들이다, 그러나 그토록 승화된 아름다움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초가 있었을까? 그래서 불자(佛者)들은 이꽃을 불화(佛花)로 삼았다 같은 물을 마셔도 소가 마시면 우유를 만들고 뱀이 마시면 독을 만든다 나, 더 이상 무엇을 바라리요? 앞으로는 더 이상 진흙밭에서 꽃을 피우려 애쓰지 ..

- 그의 獨白 2021.11.05

장마

지금 이렇게 내리는 비도, 누군가에겐 아픈 비가 되고, 누군가에겐 기쁜 비가 되고, 누군가에겐 슬픈 비가 되고, 누군가에겐 구원의 비가 되겠지. 당신이 나에게 아프고, 기쁘고, 슬프고, 구원이 되는 사람인 것처럼. - 류 근 멀리 제주에는 태풍이 온다고한다 그래서 전국에 장대비가 쏟아지고 서울에도 연일 몇 일째인가 비가 내린다. 나는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남들이 다니지않는, 아직도 어둠이 벗어지지 않은 거리로 나간다 빗속에서도 우는 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기진맥진하여 쓰러지기 직전까지 걷고, 사진을 찍다오면 의외로 정신은 더 맑아지고 투명해진다 나는 아직 이렇게 살아있다 - 윤필립

- 그의 獨白 2021.11.05

생각하는 글 - Sign of the Times

산다는 것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을 사는것이다 이 순간 밖에서의 삶은 없다 지금 이 순간의 빛과 그늘, 땅과 나무냄새, 그 안에 함께 있는 사람들을 충만하게 끌어 안아라 지금 이 순간을 꽉 끌어안지 않는다면 어떤 삶도 제대로 사는것이 아니다 - 장 그르니에(Jean Grenier) 젊은 시절, 직장생활을 하며 빡빡한 스케쥴로 만성피곤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도 밤 잠을 깊이 못 들 정도로 수시로 스마트 폰으로 회사와 연결하여 업무외 시간에도 결재를 받고 어딜가도 위치추적을 받듯 연락을 주고 받는다마는 내가 근무하던 시절에도 아침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심지어 토요일과 일요일도 연장근무라는 회사의 방침으로 쉬는 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이 마치 1년처럼 길게 느껴지고 항상 피곤이 뒤따..

- 그의 獨白 2021.11.05

Winter - Vivaldi(비발디)의 겨울이 떠오르는 풍경

겨울이 깊어간다. 2016년도 이틀밖에 남질 않았다. 오늘 아침에는 일어나보니 밤 새 눈이 내려 쌓였다. 채 어둠이 벋어지지않은 새벽 공원을 걷는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적마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밤 새 추위에 떨며 밤을보낸 까치부부는 편안하신가? 돌아가지않고 텃새가 되어버린 백로는 무엇을 찾아 저리도 높게 새벽하늘을 나는가? 멀리 있는 사람들,... 다 들 바쁘시겠지. 연말이니까. 세상을 떠들썩하게 살다간 George Michael은 이젠 편안한곳으로 갔겠지 제발 그곳에선 조용하게,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 만나 잘 살기를... 내가 좋아하는 Yo-Yo Ma는 건강할까? 1955년 생이니 이젠 그도 우리나이로 63세가 되었군! 그런데도 나이를 먹을수록 더 중후한 멋을 풍기며 음악적 ..

- 그의 獨白 2021.11.04

소년(小年)

한 소년이 있었네. 무언가에 홀린 듯 매우 기이한 소년이었지. 그는 아주 멀리, 머나먼 곳을 떠돌아다녔다네. 대륙을 가로지르고 바다를 건넜다네. 조금은 수줍고 슬픈 눈빛을 가진 그 소년은 아주 지혜로웠지. 어느날 소년은 자신의 집 마굿간에서 말들의 눈을 쇠꼬창이로 찌르고 바닥에서 소리지르며 나딩굴었지 마지막 약물 치료를 통해 그간의 모든 것을 토해낸 소년이 진료실 바닥에 시체처럼 널부러져 있을 때 아무도 그가 정상으로 되돌아오기 힘들다고 말했지 정신과 의사도 말했어. 난 그 빈 자리를 아무것도 채워줄 수 없다고... 그러나 홀연히 일어난 소년은 꿈속에서 늘 말을 타고 바닷가를 달렸고 그 주변엔 항상 감당하기 어려운 강렬한 빛이 쏟아졌으나 아무말없이 말을 타고 달렸지 그 후, 40년그 소년도 어느새 머리가..

- 그의 獨白 2021.11.04

Je Suis Malade (난 지금 아픕니다)

빗방울은 창에 와서 흐득이고 마음은 찬 허공에 흐득인다. 바위 벼랑에 숨어서 젖은 몸으로 홀로 앓는 물새마냥 이래가 멀다하고 잔병으로 눕는 날이 잦아진다 별마저 모조리 씻겨 내려가고 없는 밤 천 리 만 길 먼 길에 있다가 한 뼘 가까이 내려오기도 하는 저승을 빗발이 가득 메운다 - 비 내리는 밤 / 도종환 Je Suis Malade 난 지금 아픕니다 Je ne reve plus je ne fume plus Je n'ai meme plus d'histoire Je suis seule sans toi Je suis laide sans toi Je suis comme un orphelin dans un dortoir Je n'ai plus envie de vivre dans ma vie Ma vie cesse..

- 그의 獨白 2021.11.04

벚꽃... 지면서 날아 오르다

어제는 지치고 힘들었지만 벚꽃피고 그 꽃잎 또 지면서 노랫소리 바람에 날리는 꽃잎따라 하늘높이 날아 올라라 오늘 나, 이렇게 밝게 웃지않는가! 벚꽃이 피기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 꽃이 다 지고, 꽃 진 자리에 새순이 돋아납니다 그동안 벚꽃 피는 밤에 글을 쓰며 말로는 이루 다 못 쓸것같아 몇 번씩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벚꽃나무 아래 벤취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앉아있다 다시 올라와 다시 써내려 갔던 날들... 아, 살아 있다는게 이런거구나! 생각하며 한없이 벅차 올랐습니다 그 몇 일밤을 매일 방문해주시고 함께 해주셨던 분들, 그리고 격려해 주셨던 시인, 권재효님. 깊은 감사드립니다 - Chris Nicolas

- 그의 獨白 2021.11.04

벚꽃, 그리움 안고 떠나는 여행

벚꽃, 그리움 안고 떠나는 여행 봄날이 지나가면서 살기가 헛헛하다고 했더니 날보고 여행을 떠나란다 군산으로 가서 이성당에 들러 단팥빵을 사먹고 고우당 다다미방에서 1박을 한 후, 채석강으로 가서 맘껏 소리를 내지르고 곰소 젓갈 시장에 들러 젓갈처럼 잘 삭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란다 그리고 영광으로 가서 굴비정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하동포구롤 떠나란다 하동포구 벚꽃길을 따라가 화개장터에 이르르면 짐을 풀란다 그렇다. 내 일찌기 마흔살적에 풀어도 풀어도 명주실타래처럼 한이 없던 내 팔자가 야속하여 김동리 선생의 '역마(驛馬)' 한 권을 옆구리에 끼고 이곳을 찾아와 옥화네 주막부터 찾아 들어가 금방 걸른 막걸리 한 사발과 두룹을 초고추장에 찍어먹고 쌍계사에서 내려오는 저녁 종소리를 들으며 미친듯이 누..

- 그의 獨白 2021.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