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自作 詩

6월 - 6월의 기도

Chris Yoon 2022. 6. 4. 05:38

 

 

구름이 낀 날은 새들의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스마트폰 하나만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섭니다

동트는 하늘 구름속에서 새들이 날개짓을하며 울어댑니다

새들은 자신들에게 닥칠 운명을 미리 안다고합니다

그래서 재난이 오기전에 떼를지어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고합니다

한낱 새들도 자신의 운명을 아는데

지금 나의 생은 어디쯤 와있는지요

 

오래 전부터 죽음을 생각하며 유서를 씁니다

그러면서 이생에서 다 못한 일들을 떠올려봅니다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예술가의 생애,

즉 미술이라던가 음악, 문학, 그리고 다못한 사랑들입니다

한평생을 그렇게 살았지요

내게 젊은날의 죽음이라던가, 그리움이라던가 하는 그 단어들은

얼마나 치기어리고 사치스런 감정이었는지요.

고등학교시절, 영어시간에

낭만파 시인들이 꽃가루병에 걸려 열에 들뜬 이마를 차가운 유리창에 식히며

시를 썼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감탄했던 터무니없이 잘못된 생각들.

삶은 어찌됐던 계속되어야 합니다.

죽은자는 잊혀지고 살아있는 자가 승리를 합니다

살아있는 자는 누군가를 만나게되고 대화를하며 잘못된것은 옳바르게 고쳐놓을 수가 있습니다

내 인생은 20년후에도 진행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6월의 아침,

3년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먼동이 트기전, 새소리에 잠이깨어 새벽공원으로 달려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꽃구름이 물드는 새벽하늘을 새처럼 높이 날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저 검푸른 숲길을 매일 걸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불치의 병에 걸렸습니다

경쇄 침착 아밀로이드종(AL Amyloidosis).

하느님, 제게 20년만 더 시간을 주십시요.

당장 2년후에 죽을지도 모르는 병을 앓으며 부질없는 욕심을 부려봅니다

 

 

尹馝粒(윤필립)

'- 그의 自作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流 謫 (유적)  (0) 2022.06.22
6월 - 어떤이의 꿈  (0) 2022.06.07
천년의 사랑  (0) 2022.05.04
4월, 죽음의 축제 - 윤필립  (0) 2022.04.18
2022년 목련(木蓮)  (0) 2022.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