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自作 詩

2022년 목련(木蓮)

Chris Yoon 2022. 4. 16. 01:05

 

木蓮

 

지난 겨울부터 목련이 몸살을 앓는것을 지켜 보았다

항암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길,  가만히 목련나무 아래에 서서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목련은 추위에 떨며 온힘으로 싹을 티우며 꽃망울을 준비했다

목련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며 나는 심한 부종에 시달리며 아밀로이드증을 앓았다

밤마다 흥건하게 흘린 땀과 아픔을 동반한 통증으로

질펀하게 내지른 땀이 하얀 침구를 얼룩지게 했다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인한 불면으로 텅 빈 머리로 일어나 컴퓨터를 붙잡는 날이 많아졌다

목련의 봉오리가 터지고 하얀 꽃잎이 펼쳐지는 소리를 들으며

어둠속에서 혼신을 다하여 자판기를 치며 글을 썼다

내가 쓴 글들은 어둠을 타고 들을 건너 밤안개 자욱한 봄 강을 건너서 남녁으로 흘러갔다

멀리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들이 나의 글을 읽으며 나의 무운을 빌어주었다

그러면서 나의 병도 차츰 나았다 

그렇게 봄은 속절없이 왔다가 갔다

그리고 이젠 목련이 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 봄도 쉽게 찾아오는것이 아니었구나

나이를 먹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듯.

 

- 글 : 윤필립(尹馝粒)

 

 

꽃들은 저마다의 특징이 있어서 벌과 나비, 곤충을 부른다.

그리하여 꽃가루로 수정을 하고 씨방을 맺어 번식시킨다.

이른 봄부터 부지런히 꽃망울을 준비하고 꽃송이를 터뜨려 화려하게 봄을 장식하는 목련은 청순과 순결성을 지닌 고귀한 여성같다.

그것도 고귀한 집안에서 태어나 성장한 금수저같다.

그러나 백목련이 청순, 순결,.. 이런 것들로 Image 각인이 된다면

자목련(紫木蓮)은 와인칼라의 립스틱을 짙게 바르고 앞 가슴이 깊게 패인 자주색 벨벳드레스에 붉은 루비 목걸이로 치장을 한 삶의 애환을 경험한 술집마담같은 꽃이다.

나만 그렇게 보일까? 이상도 하지. 내 눈엔 왜 그렇게 보이는지...

 

누가 더 좋으냐고 묻지마라.

내 눈엔 모두 다 좋아보인다.

 

 

 

 

- Photo, Copy : Chris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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